무선으로 파킨슨병 상태 확인···진료·처방까지 '한꺼번에'

환자 가정 내 와이파이 통해 움직임 측정 연구팀 "보행속도 분석 통해 상태 진단" 의료진,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가능해져

2022-09-30     김현우 기자
파킨슨병 환자 /연합뉴스

파킨슨병 환자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무선 장치 기술이 가능성을 입증했다. 가정 내에서 환자 상태를 확인해 병원 내방을 하지 않아도 약 처방까지 일명 '원 웨이(one-way)' 진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22년 9월 21일 자 온라인판에 따르면, 미국 MIT공대 전기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집 내부에 설치되는 '와이파이 라우터(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장치)' 형식의 파킨슨병 환자 행동 분석 장치를 개발했다. 해당 장치는 파킨슨병 환자가 거주하는 공간의 벽에 장착된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움직임, 보행속도 등 변화를 분석해 파킨슨병의 진행 정도와 중증도 단계, 약물 치료 반응 등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 디나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해당 장치는 환자가 움직일 때마다 반사되는 무선 신호를 측정해 환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라며 "임상시험을 통해 1년 치 파킨슨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효과는 분명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일반 가정용 와이파이에서 방출되는 무선 신호보다 약 1000배 약한 민감한 무선 신호를 환자에게 전송한다. 해당 신호가 환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면, 사람의 몸에서는 반사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디나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무선 장치 이용 파킨슨병 환자 행동 양식 측정기 방식. /디나 카타비(Dina Katabi) 교수 연구팀

연구 결과를 보면, 파킨슨병 환자 34명과 건강한 참가자 16명의 가정에 설치된 1~2개의 무선기기를 통해 1년 동안의 움직임 및 보행속도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연구자들은 기계 학습 알고리듬을 이용해 20만 개 이상의 보행속도 측정값 분석이 가능했다. 

일반 정상인과 파킨슨병 환자를 해당 측정 기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일반 건강한 인원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속도는 두 배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킨슨병 환자는 보행속도가 약 0.026m/s가 감소했지만, 일반 정상인은 0.015m/s가 감소했다. 또한 보행 측정을 분석한 결과, 보행속도는 환자가 약물을 복용한 직후 개선됐고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이 개발한 가정용 무선 장치를 이용한 모니터링 분석치가 파킨슨병 공식 평가검사에 활용되는 통합파킨슨병 척도 'MDS-UPDRS (Movement Disorder Society-Sponsored Revision of the 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part III)' 총점수 및 하위점수와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파킨슨병협회 측은 "새롭게 발명된 기기가 파킨슨병 모니터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의료진은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 비대면 진료, 이와 함께 비대면 약 처방 및 배송까지 One-way 케어가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봤다. 한편 해당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디나 카타비(Dina Katabi) MIT 공대 교수 /디나 카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