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2' 홍보 나선 김진태에 영화사측 "평점 테러 유발"

강원도지사역 정치인 타락 풍자한 영화 김진태 "딱 내 얘기" 주장에 배급사 당황 다행히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 인기

2022-09-29     이상헌 기자
김진태 경지도지사가 ‘정직한 후보2’ 홍보 입간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트위터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정직한 후보2』의 인기에 편승하려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배급사 관계자로부터 '숟가락 올리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29일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에 따르면 김 지사가 트위터로 "강원도청 올로케여서 실감났고, 거짓말을 못한다는 설정까지 딱 제 얘기더라"는 글을 남기자, 영화 배급 담당자라 밝힌 R씨가 "전임 (최문순) 도지사 때 찍은 영화에 왜 숟가락을 올리시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트위터에 김 지사의 글이 올라온 시점은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정직한 후보2' 시사회에 참석한 뒤였다. 그는 "주인공 역을 맡은 라미란 씨가 국회의원에 떨어지고 강원도지사가 돼서 겪는 스토리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대 총선 패배 후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지사 공천을 받아 당선된 자신과 동일시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틀 뒤 R씨가 나타나 김 지사의 트위터에 "강원도청 올로케가 아니다"는 답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 트윗 때문에 평점테러를 당하고 있어서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R씨는 "여러 사람들이 이 영화에 목숨 걸고 일했고 흥행 결과에 밥줄이 걸린 사람들도 있다"며 "살려주세요"라고 김 지사에게 호소했다. 트위터 글을 지워달라는 요청이었으나, 김 지사는 아직까지 포스팅을 삭제하지 않았다.

한편 R씨의 우려에도 『정직한 후보2』는 대흥행을 이끌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봉일인 28일 관객 7만 2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29.9%)을 이끌어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정직한 후보2는 '정치 바닥에선 끝났다'며 재입당도 거절당하는 신세로 추락했다가 우연히 바다에 빠진 청년을 구해 스타덤에 올라 강원도지사로 정치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중견 정치인의 이야기다. 

우여곡절 끝에 하늘의 준 기회를 성공시키기 위해 '도정(道政) 쇄신' 노력을 펼쳤으나, 경기 침체로 진행되던 건설사업이 모조리 중단되는 악재를 맞으며 또다시 권력의 맛에 다시 취하면서 타락하는 모습을 풍자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