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응어리진 사연 함께 나눠요"···치매 돌봄 수기 공모전

여성경제신문 '제1회 해미 백일장' '해미 사랑상' 100만원 등 부상 풍성 9월 28일~10월 28일 사연 접수해 11월 4일 본지 홈페이지 당선 발표

2022-09-28     김현우 기자
여성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제1회 해미 백일장, 치매환자 돌봄수기 공모전'이 이달 28일부터 10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한 달에 한 번 장 보러 나가요. 유일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에요. 장 보고 커피 한잔 마시는 게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어요. 엄마 걱정에 금세 일어서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면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요. 끝이 없는 터널 속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에요." 

치매 노모를 돌보고 있는 김모 씨(48) 이야기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고행이나 다름없다. 365일 24시간 눈을 뗄 수 없어서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 고통은 더 심각하다. 현실과 망상이 뒤섞인 환자는 끊임없이 보호자를 한계선 위로 내몬다. 치매 노모나 배우자를 돌보다 극단적 선택을 한 뉴스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는 까닭이다.

중앙치매센터가 조사한 국내 치매 환자 수는 현재 약 88만명에 달한다. 병을 감추고 있는 잠재 환자를 감안하면 100만명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이에 맞춰 치매 환자에 대한 지원제도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국가치매책임제에 맞춰 치매안심센터·치매안심병원 등도 전국에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백지 상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가족이 돌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치매 환자는 약 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 환자 하루 평균 돌봄 시간 /한양대 의대

치매 환자의 특성 상 보호자는 직업을 가지기 어렵다. 서울대병원 정신과가 치매 환자 가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1%의 환자 가족이 '치매 환자를 돌보느라 직장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물론이다. 환자로부터 받는 정신적 고통에 경제적 압박까지 견뎌야 하는 보호자로선 심리 상담과 정신과 진료가 절실하다.

그러나 치매 환자 가족의 정신 진료를 감기 진료처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치매환자 가족 심리상담 급여화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예산 우선 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환자 가족은 돌보는 환자가 눈을 감아야만 그제야 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말 못할 응어리를 가슴 속에 안고 있는 치매 환자 돌봄 가족에게 여성경제신문이 손을 내민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제1회 해미 백일장'을 연다. 

'해미'는 순우리말이다. '바다에 낀 아주 짙은 안개'란 뜻이다. 나이가 들면서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끼는 병, 바로 치매다. 해미라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가진 가족이 사연을 서로 공유하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다.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이나 보호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원고는 2000자 이내 분량으로 수필 형식이면 된다. 사연을 입증할 수 있는 장기요양등급인정서나 사진 등의 자료를 첨부하면 가점을 받는다. 

전문가 심사를 통해 뽑힌 당선작에는 풍성한 상금과 부상이 돌아간다. 최고 영예인 '해미 사랑상' 수상자 1명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해미 희망상' 3명 수상자에게는 75만원 상당의 자연내림 호관원 선물세트가 돌아간다. 자연내림 호관원은 관절건강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이다.

치매에 걸린 노모와 함께 치매 환자 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치매 환자 가족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해미 용기상' 수상자 5명에게는 SK매직에서 협찬한 가전제품이 각각 수여된다. '해미 응원상' 수상자 20명에겐 스타벅스 무료음료권 2매를 보내준다. 아울러 라이나전성기재단 특별상으로 운영되는 '해미 힐링상' 수상자 15명에게는 스타벅스 무료음료권 1매와 함께 11월 14~15일 남이섬에서 열리는 '자기돌봄캠프' 초대권을 증정한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자기돌봄캠프에서는 치매 환자 돌봄 가족이 남이섬에서 1박 2일 동안 환자와 떨어져 쉬면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모든 비용은 라이나전성기재단이 부담한다. 당선작은 여성경제신문 지면과 뉴스레터 등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공모 기간은 9월 28일~10월 28일이다. 당선작은 11월 4일 여성경제신문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행사를 주최한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는 "치매라는 병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통은 외면받기 십상"이라며 "해미 백일장을 통해 돌봄 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힐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여성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노인복지중앙회, KB손해보험, 라이나전성기재단, 동진제약, SK매직, 스타벅스가 후원한다.

공모전 참여를 원하는 지원자는 아래 포스터 이미지를 클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