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규제에 막혀 뒤처지고 있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

[김필수의 Car 톡] 국내 자율주행 시범 구역 전국 단 7개 지역만 가능 현대차도 미국서 실험해

2022-09-26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도심 도로를 운행하고 있는 레벨4 수준 자율주행차 /연합뉴스

내연기관차의 종식 선언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이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종식을 선언하면서 모든 국가가 최소한 그 이전으로 종식 선언을 뒤따라 할 예정이다. 지금부터 약 13년 후, 내연기관차 판매는 불가능하게 된다는 뜻이다. 즉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전기차의 흐름이 부각되면서 동시에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자율주행 기술도 더욱 궤도에 올라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물류와 승객 등 운송 업계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승화되면서 먹거리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현재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당 부분의 불완전한 상황을 완벽하고 안전하게 수행하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것.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면서 효율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지금과 비교도 되지 않는 시대가 된다는 뜻이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진행형이고 완벽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직은 중간단계인 레벨2에 머물러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레벨3 정도가 되면 조건부 자동운전으로 안전하고 보장된 구간에서 기계가 운전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험사에서도 다양한 자율주행 레벨에 따라 보험 기준을 새로이 정립 중이다.

아마도 일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기계에 책임을 묻는 보험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초로 향후 레벨4 단계가 되면서 확실한 모델로 자동차에 책임을 묻는 보험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기술로는 기계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기보다는 자신의 운전만을 믿으라는 조언이 맞는 만큼 운전 보조 기능이라 판단하면 정확할 것이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선진국 대비 여러 면에서 뒤진 상황이다. 센서 등 하드웨어 부분은 물론이고, 인공지능을 포함한 3D 알고리즘도 아직은 매우 약하다. 국내가 다른 선진국 대비 기술적인 완성도가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이 가장 문제다.

미국 등 선진국 대비 허가된 자율주행 시험 영역이 전국적으로 단 일곱 군데 정도여서 다양한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험정보가 매우 취약하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중의 하나는 주행 정보를 얼마나 많이 입수하느냐다. 다양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인식 제고를 통해 실제 거리에서의 운행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물론 사고로 인한 심각성에 대하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큰 만큼 보험 등은 물론 대처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조치를 통하여 국민적 불안감과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자율주행 관련 법 개정도 진행조차 못 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를 개선해 최대한 네거티브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선 개인정보보호라는 명목하에 주변 보행자 등의 구체적인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을 인식하지 못하고 위치 정보만 입수하다 보니 신호등과 보행자의 움직임과 눈동자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질적인 정보를 입수하지 못해 국내에서는 시험 등을 진행조차 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도 미국에서 ‘모셔널’이라는 전문 자율주행 기업과 합작 투자하여 운행하는 이유도 이러한 세세한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시험이 가능하고 추후 개인 정보를 폐기하는 후속 조치가 잘 이루어져 있는 부분을 우리는 잘 참조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의 모빌리티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모든 먹거리의 중심이다. 이 중 자율주행 기술은 더욱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이다. 미래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자율주행차가 우리로부터 본격화되기를 기원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