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행사장 찾아간 尹···진통 끝 30분 약식회담
대통령실 회동 직전까지 “노코멘트” 2년 9개월 만에 만난 한일 정상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30분간 약식회담을 했다. 양국 간 공식 대면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회담한 이후 2년 9개월여 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낮 12시 23분부터 30분간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의제를 정하지 않고 논의하는 약식회담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회담이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으로 배포한 ‘한일 정상 약식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당국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고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핵 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에도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 징용 배상 해법 등 과거사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뉴욕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예고하며 일본이 “흔쾌히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측이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한일 정상회담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특히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는 보도를 하면서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까지도 한일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추가로 언급을 드릴 것이 없다”면서 “기존의 대통령실 측의 입장, 즉 노코멘트라는 입장은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