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보이지 않는’ 美 긴축···환율 1400원 돌파

75bp 금리인상 연준 “2%대 물가 목표” 치솟는 달러 가치 달러인덱스 111 돌파

2022-09-22     최주연 기자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원에서 출발해 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2%대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한 연준이 내년까지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면서 달러 가치가 뛰어오르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원에서 출발해 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이날 10시 29분 기준 12원 오른 1408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첫 번째 자이언트스텝(6월 16일) 이후 꾸준히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6월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8월 29일 1350원 △9월 2일 1360원 △9월 5일 1370원 △9월 7일 1380원 △9월 14일 1390원 선을 넘었다. 지난 16일에는 1399원까지도 터치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1399원까지 터치,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연준이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장기적인 고강도 긴축 시그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9월 FOMC에서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세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21일 오후(현지 시각) 미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3.00~3.25%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 인플레율 목표치인 2%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오늘처럼 큰 폭의 금리인상이 또 가능하다”고 밝혔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이 4.4%로, 내년 말 금리 수준은 4.6%로 조정됐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는 각각 3.4%, 3.8%였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킹달러’ 기조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표로 나타낸 달러인덱스(DXY)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11을 돌파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자본유출 우려
무역수지 관리 중심 외환시장 대책 필요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한미 간 금리차는 0.75%로 미국 금리가 더 높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역전은 자본유출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긴축 경로 등이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고 성장 전망이 큰 폭 하향 조정되면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면서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관계자들은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고 원자재 수급 애로를 해소하는 등 무역수지 관리 중심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에 “경상수지와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하면 국가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