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한미 정상회담 의제?···'한시적 통화스와프' 되풀이 전망
대통령실 경제참모들 尹 언급 계획 밝혀 영국·일본·스위스·캐나다·유로존 가입된 상설스와프와 다른 급한 불만 끄는 방식
윤석열 대통령이 1400원대 돌파를 앞둔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통화스와프 카드를 주요 의제로 꺼낼 것이란 전망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오는 20일엔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펼칠 계획이다.
미국 뉴욕에선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예정됐는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미 통화 스와프가 양국 간의 공통의 관심사라고 언급한 것이 금융권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최 수석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 스와프 체결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어떤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환율 불안정 상황을 돌파할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도 외환시장 안정화가 한미정상 회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 보유액 급감을 막는 방안은 통화 스와프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통해 달러를 공급받는 두가지 방안이 있다. 통화 스와프는 중앙은행 간에 논의 사항이지만, 최근엔 정부가 한국은행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비상설 통화스와프' 국가로 분류
말 꺼냈다가 美 투자유치 명분만 줄 수도
지난 금융 위기 당시 2008년 10월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에 이어, 2009년 4월 정부가 30억 달러의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외환시장이 안정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시적 통화스와프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 정상회담 의제가 되더라도 기존의 입장 되풀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연준과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중앙은행은 영국·일본·스위스·캐나다·유로존 다섯 곳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 대부분 미국과 금리 역전 상태지만 통화스와프가 환율 변동성을 줄이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비상설 통화스와프 국가로 구분된다. 김형태 김앤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스와프 대상을 확대할 유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한시적 통화스와프 언급 만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제약·바이오까지 미국투자 확대를 요구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방한한 재닛 옐런 미재무부 장관도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시적으로 통화스와프를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재닛 옐런 장관은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필요시 (외환) 유동성 공급 장치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