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충격에 원·달러 환율 1400원 근접
연착륙 예상 월가 전망 뒤집고 CPI 8.3% 기록 환율 전날보다 15원 이상 급등한 1390원대 EU 이어 英·美 긴축 따른 경기침체 심화 전망
미국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30분 기준 1392원에 거래되며 1400원선에 다가섰다. 환율은 전날보다 19.4원 급등한 1393.0원에 개장했다.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0.92포인트(1.67%) 내린 2408.62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59.07포인트(2.41%) 낮은 2390.47로 개장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64억원, 506억원을 순매도하고 개인은 17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급락에도 시장 전망치(8.0%)를 크게 웃도는 8.3%를 기록한 여파가 환율과 코스피 급등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가에선 앞서 8월 CPI가 8.0%를 찍은 뒤 9월 7.7%, 10월 6.9%, 11월 6.4%, 12월 6.1%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다른 품목보다 물가상승폭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마저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파악되면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당장 전쟁 중인 유럽이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 홍역을 앓고 있는 영국 역시 0.50% 이상의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 인플레이션 준칙을 강조한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20일(현지시각) 연장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이상의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자본유출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 추세가) 속도 조절은 있겠으나 겨울철 유로화 약세와 맞물려 연말까지 방향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