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이야기] 우리 가족 치매 어머니 3개월 간의 극복기
[치매안심센터 이용수기 공모전 장려작]
시어머니께서는 매년마다 7회 정도의 수술과 시술을 반복하셨을 뿐 아니라 2년 전에는 치매 진단도 받으셨습니다. 집에 혼자 계실 때에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잠만 주무셔 식사도 거르게 되어 건강과 치매 증상이 악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남 며느리로서 어머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저의 취미를 소개하자면, 소문난 깔끔쟁이입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의 취미는 씻기를 싫어하시고, 옷 갈아입기를 싫어하십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오전 동안 어머니께서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쉼터 프로그램에 갑니다.
아침마다 어릴 적 유치원 학생을 보내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른 아침, 우리 가족은 무척이나 분주합니다. 어머니의 식사 시간은 1시간 정도로 오래 걸리시고, 그 다음은 씻기와의 전쟁입니다. 씻자고 말씀드리면, 어제 씻어서 안 씻어도 된다고 자꾸 반복하십니다.
그렇게 아침마다 말다툼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안 가신다는 반응도 보이셨지만, 지금은 먼저 서두르시고, 즐거워하십니다. 노래, 공부, 운동을 하신다고 자랑도 하십니다. 하루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예방 3·3·3 수칙 리플렛을 가져오시며 밤에 공부를 하신다고 내내 보고 계셨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시는 어머님을 보시고 저희도 기분 좋게 어머님의 손발이 되어드리고 있습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잠깐의 시간 동안이라도 어머님을 봐주지 않으셨으면 저의 돌봄 부담은 무척이나 컸을 것입니다.
항상 좋은 정보도 안내해주시고, 어머니를 잠깐이나마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3대가 삽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면, 센터에서 알려주신대로 산책을 합니다. 들길로 걸으면서 팔에는 시계 꽃을 달아 드리고, 귀에는 접시 꽂을 꽂고, 1대이신 어머니께서는 노래를 부르시고, 그때 저는 춤을 추고, 3대인 딸은 박수를 칩니다.
운동하는 내내 그렇게 밝은 어머니를 보며, 무작정 내 성격을 어머니한테 맞출 필요가 없구나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머님께 "씻기 싫으시면 씻지 마시고, 씻고 싶으실 때 씻으세요" 그랬더니, 그 다음부터는 어머니가 어느 날 혼자 벗고 옷도 혼자서 척척 갈아입으시고 나오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어머니, 감사합니다" 했더니 어머니께서 활짝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렇게 서로 타협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 밤도 저는 어머니와 동침을 합니다. 자면서 서로 이불을 덮어 줍니다. 이렇게 좌충우돌 3개월 간의 극복기는 끝이 났습니다. 지금은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가 부모님께 관심과 배려, 감사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오늘도 저의 우리 어머니 칭찬하는 일은 계속됩니다. 어머니의 빨래 개는 모습을 보며, "빨래 잘 개는 국가 대표 뽑으면, 어머니가 1등하니까 꼭 출전하세요~!" 하니, 하하하 웃으십니다. 함께 사는 기쁨이 무엇인지 이제야 조금은 알겠습니다.
어머니가 계셔서 든든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해주신 치매안심센터에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