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팩] 안상훈 사회수석 '만 5세 입학, 세계적 흐름' 주장은 '거짓'

[깐깐한 팩트 탐구] OECD 국가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 '만 6세'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영국만 5세 입학 아동 전두엽 발달 최적기 연령 만 3세~6세 전문가 "정책 결정에 있어서 다시 고민해야"

2022-08-07     김현우 기자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안상훈 사회수석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한 해 낮추는 학제개편안 등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놓고 "세계적 흐름"이라고 주장한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여성경제신문 '깐깐한 팩트 탐구' 조사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 4개국만 만 5세 입학을 허용한다. OECD 국제교육통계보고서를 보면 총 38개국이 만 6세 입학 연령을 유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영국만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허용국이다. 만 5세로 입학 연령을 낮추는 학제 개편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내용이 담긴 학제 개편안을 발표하자, 학부모·교육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안 수석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입학 연령 하향 추진은 세계적 흐름"이라며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스위스와 인도는 최소 입학 연령을 오히려 상향 추진했다. 2019년 스위스는 기준 입학 연령 6세에서 7세로 높였고, 인도는 올해 6월 1일부터 5세에서 6세로 입학 연령을 올리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국가별 초등학교 입학 연령. /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1,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자료를 봐도, 지난 2005년 이후 전 세계 기준 초등학교 입학 연령 만 6세를 유지한 국가는 27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홍콩, 호주, 미국, 캐나다 등이다. 만 7세가 입학 연령인 곳도 스위스를 포함해 스칸디나비아 3개국, 동유럽 5개국,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있다. 

이처럼 여러 국가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로 설정한 이유는 대부분 '정신적 발달 연령'에 따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아동 정신 문제를 봐서라도 입학 연령 하향 조정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미정 여주대 보육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볼 때, 조기 취학한 만 5세 아동이 만 6세 대비 학교 입학 시 적응 면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다"라며 "행동과 계획과 관련된 뇌 영역이 전두엽인데, 이 전두엽 활동은 3~6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달한다. 만 5세는 전두엽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다. 초등학교 교육을 받기에 발달적인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만 6세로 설정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은 다른 나라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 세계적 흐름에 오히려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