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없다지만···대통령실, 잇단 악재에 고심

관저 공사·건진법사 의혹 일파만파 강승규 "野 악의적 프레임 공격 영향"

2022-08-04     이상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도 되지 않아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 대신 민생 위기 해결과 협치 행보 등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윤 대통령은 일단 자기 사람이 생기면 일부 실수가 있더라도 내치지 않고 안고 가는 스타일”이라며 “큰 폭의 인적쇄신을 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대통령의 휴가 기간 동안 인적쇄신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기보다 민생 현안을 챙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고위 공무원과 기업인 등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과거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장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업체가 대통령 관저 공사 일부 시공을 맡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대통령실은 건진법사 의혹에 대해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언급하며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여당 상황도 비대위 전환 국면에서 진통을 겪어 좋지 않다. 그동안 말을 아끼던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외에도 교육부의 취학연령 하향 정책, 펠로시 미국 의장 영접 여부 등에서 혼선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8·15 광복절과 취임 100일(17일)에서 뭔가 묘수가 나올까 예상된다"면서도 "당정 모두 나서서 효과적인 해법을 내놔야 하는 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인적 쇄신 대상으로는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박순애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취임 161일만에 수석 4명을 물갈이한 바 있어 비교 대상에 오른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관련해 "전적으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정 수행 지지율이 28% 뭐 이렇게 되는데 지금이야말로 정말 인적 쇄신이 필요한 때"라며 "(윤 대통령이) 별로 급한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뭐 연극이나 보러 다니시고"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 탓'을 하기도 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지율과 관련 '대통령의 자질'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어떤 개혁 과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고 미래 세대를 위한 개혁인지 정부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목표로 잡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일부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