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아이의 거짓말, 무조건 혼내면 안되는 이유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획일적인 교육방식 아이 미래 어둡게 해  어린 시절 거짓말은 생존 본능에서 나와

2022-07-27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먹이고, 재우고, 보살피는 일반적인 육아는 어느 아이나 비슷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아이의 교육방식은 대상에 따라 반드시 차별성을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똑한 아이는 하향 평준화되고, 공부에 관심 없는 아이는 반항심이 생기고 방황하게 된다. 어린아이라고 해서 모두 비슷한 교육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형제라도 큰 애와 작은 아이가 서로 성향이나 기질, 관상(觀相)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교육방식은 자칫 사랑하는 자녀의 미래를 송두리째 망칠 수 있다. 자녀의 잠재력을 부모가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의 기질, 성향, 관상은 천차만별이다. 자녀의 관상을 모르는 가정 교육은 아이의 잠재력을 망치거나 반항심만 일으킨다. /픽사베이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가정교육법이 있다.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린 시절의 거짓말과 남의 물건에 손대는 행위를 크게 혼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가 거짓말을 하면 큰일 난 것처럼 당황한다. 눈을 크게 뜨고 왜 거짓말 하느냐고 화를 내거나 나무란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린아이의 거짓말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거짓말을 가리게 되며, 지능이 높은 동물일수록 잔꾀를 잘 부리는 것과 비슷하다. 

어린아이의 거짓말을 혼내는 건 어찌 보면 매우 위험한 짓이다. 자식의 미래를 크게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념 없이 단순히 거짓말만 문제 삼고 혼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어린 시절의 거짓말은 생존 본능에서 튀어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어릴수록 생존 본능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우유를 카펫에 엎질러놓고도 엄마가 물어보면 뻔뻔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절대 아니라고 부정한다. 엄마가 자신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면 나중에는 집이 떠나가라 서럽게 울어댄다.

어린 자녀들이 거짓말하는 이유는 생존본능도 있지만 그 상황이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마가 눈을 치켜뜨고 자신을 때리거나 혼내는 상황 자체가 두려운 거다. 어린아이는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이성적인 판단보다 단순한 욕구가 우선이다. 어린아이의 거짓말은 크게 혼낼수록 오히려 아이에게 해로운 경우가 더 많다. 또한 아이가 작정하고 부모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해도 때로는 속아 넘어가 주고 묵인해줘야 좋은 경우도 있다.

필자는 얼마 전 7살 남아와 5살 여아의 남매 관상을 봐준 적이 있다. 관상을 보니 남자아이가 비상한 두뇌를 지니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꾀가 빤짝빤짝 빛나고 있는 게 보였다. 나중에 사업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관상이었다. 

필자는 아이의 부모에게 미리 귀띔해줬다. "아들의 관상을 보니 조만간 아버지 지갑에서 돈을 빼가거나 남의 물건을 훔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뭘 훔쳤다고 해서 아이를 혼내면 안 됩니다. 그냥 모르는 척 해주세요. 더욱이 때리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신신당부했다. 

필자가 아이를 상담한지 한 달 후쯤, 그 아빠를 다시 만날 일이 있었는데 "실제로 일주일 후에 아들이 물건을 훔쳤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대형 레고 장난감 박스를 훔쳐 자전거로 싣고 집으로 가져온 것이다.

장난감이 너무 크다보니 친구의 자전거를 몰래 가져왔고, 계산대 밖에서 박스를 분해한 후 장난감만 자전거로 옮긴 것이다. 어른들의 눈을 피해 감쪽같이 훔치는 바람에 부모는 사건의 전말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자전거 때문에 덜미가 잡혀 장난감을 훔친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깜찍하게도 어린 여동생도 범행에 가담시켜 박스를 옮기는 데 활용했다. 

그런데 필자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아이를 호되게 꾸짖었다고 한다. 더욱이 때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마트에 찾아가 배상 후 사과하고, 경찰까지 불러 아이에게 겁을 줬다고 한다. "한번만 더 이런 짓을 하면 경찰관 아저씨한테 잡아 가라고 할 거야!"라고 으름장을 놓자 아이가 대경실색해 혼 빠지게 울었고 크게 겁을 먹었다는 거다.

자녀의 관상과 잠재력에 따라 훈계를 다르게 해야 한다. 잘못을 했다고 무조건 혼낸다면 아이의 큰 잠재력이 사라질 수 있다. / 픽사베이

물건을 훔치는 행위가 나쁜 짓인 건 맞다. 그렇기에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훈계하는 게 도리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관상과 잠재력에 따라 훈계의 정도와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더라도 무조건 혼내는 게 능사가 아니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사고를 많이 친 아이들이 어른이 돼 크게 성공한 사례가 많은 건 우연이 아니다. 

더욱이 어린아이의 기(氣)가 완전히 눌릴 정도로 혼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짓이다. 아이의 버릇이나 잘못을 당장 고칠 수는 있어도, 그 아이가 거짓말과 함께 지니고 태어난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도 함께 죽여 버리기 때문이다. 아이의 관상에 따라 강약조절은 물론이고 때에 맞게 훈계해야 아이를 크게 성공시킬 수 있다. 지혜로운 부모는 삐져나온 가지에 전지가위를 댈 때와 물을 줄 때를 구분할 줄 안다. 

'나쁜 독성은 제거하고 이로운 약성은 키우고 보존시켜, 자녀가 성인이 된 먼 미래에 안목과 지혜의 영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미성숙한 어린아이의 관상을 모르면 처방할 수 없다. 그 아이의 미래 잠재력을 알아봐야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거짓말을 일삼고 성인이 된 후에도 도둑질이 멈추지 않을 아이에게 적용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상담해 준 아이는 말로만 혼내고 훈계해도 잘못을 깨닫는 아이였다. 눈치 빠르고 똑똑한 관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 크게 혼내거나 때리지 말 것"을 당부한 것이다. 그 후로는 보지 못했으나 결국 그 아이는 뛰어난 재능의 싹이 상당부분 사라졌을 것이다. 

부모가 자기 자식의 미래에 빛을 발할 큰 잠재력을 싹둑 잘라버린 것이다. 결국 아이의 거짓말은 고쳤으나 치명적인 악영향도 함께 준 꼴이다. 필자는 그 점을 걱정해 부모에게 물건을 훔친 후의 대처법까지 알려줬는데도 필자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자기 자식이다.

흔히 부모들은 자신의 눈높이로 자녀들을 판단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나쁜 것이 아니니까 좀 더 기다리면 잘 된다"고 조언해도 당장 자기 눈에 불안하게 보이니 튀어나온 가지를 잘라버린다. 흠처럼 보이는 그 가지에서 크나큰 열매가 달린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녀를 낳기 전에 사람을 보는 법을 먼저 배워야 자녀에게 존경받고 이로운 부모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부모의 어리석은 행동이 자기 자식들의 앞길을 크게 망치는 상황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부모가 자녀들을 위해 하는 말과 행동들이 자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때로는 크게 해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