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호남·TK 돌며 '장외정치'···우군 확보 총력

재심·가처분 신청 않은채 여론전 약 8000명 李대표와 만남 신청

2022-07-25     이상무 기자
24일 저녁 경북 포항 송도해변 한 통닭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지자나 포항시민과 치킨을 나눠 먹으며 대화하는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장외정치'에 주력하고 있다. 6개월 후 복귀를 대비해 우군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25일 울릉도에서 당원들과 만나 저녁식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전날 포항에서 지지자 100여명과 함께 번개모임에 이어 보수정당 텃밭으로 꼽히는 TK(대구·경북) 공략에 속도를 낸 것이다. 여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밤 포항에서 배편을 통해 울릉도에 도착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2일에는 전라남도 진도를 찾은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시절 호남을 향했던 서진 정책을 되새긴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가 여기 와 노래 부르고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제가 노래 한 곡 부르고 가도 되겠나? 박상철씨 '무조건' 부르겠다"면서 '무조건'과 송대관의 '네 박자' 등을 불렀다.

다만 이 대표는 지난 21일 전북대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슨 내용을 얘기했는지에 대해 언론 취재가 심할 텐데 얘기해주면 안 된다"며 "혹시 대통령 얘기 안 했느냐 이런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게 연락해 조언을 구하고, 지역 방문 기간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 자신에게 비교적 우호적 지자체장들과도 만나는 등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이긴 뒤 당 혁신위원회를 띄우면서 취임 1주년을 맞아 '자기 정치'를 선언했다. 하지만 징계 이후 위기에 빠지자, 연일 2030을 향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반발하는 대신 다른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22일 기준 이 대표와 만남을 신청한 이들만 8000여 명에 달하는 파장이 일었다. 6개월 후 자동 복귀 대신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어느 순간 당내 약자가 됐다. 그래도 차기 당권 여론조사(조원씨앤아이)에서 이 대표가 1위를 한 것은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견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의 당원간담회에 대해 "지금은 조금 더 자숙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까, 저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경찰 수사에 따라 본인이 힘을 받거나 징계가 오히려 힘들어지거나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 스타일이 대통령 선거 때도 그렇고 상대방에 대한 비판이나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보다 같은 당내의 비판을 항상 받았다"라며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두 번쯤 뛰쳐나가고, 힘들게 갈등을 해소했다. 그동안 지지자들은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이 대표의 광폭 행보에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지지 세력을 넓히는 장외 여론전은 당 복귀를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차기 전대 출마 준비 성격도 있는 것"이라며 "향후 정치하는 과정에서 워낙 당내 조직 기반이 있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여론을 업고 가야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