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평범함 속 단단함 가진 박지현 관상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사적 감정보다 공적 가치 우선하는 타입 자기 목소리 내야 존재감 생길 수 있어 우여곡절 많지만 쉽게 좌절하는 관상 아냐
지난 15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지고 말았다"며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18일 박지현의 당 대표 예비경선 후보등록 접수를 거절했다. 박 전 위원장의 관상(觀相)을 분석하고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감 넘치는 관상을 지녔다. 원하는 목표가 생기면 목표를 위해 망설임 없이 전진한다. 우직한 성정도 큰 장점이다. 저돌적인 면도 있어 사안에 따라서는 판을 흔들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의 평범해 보이는 얼굴 속에 내재된 기운은 단단하다. 외모를 보고 오판하면 크게 데인다. 이런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박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와 비슷한 면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자신에게 권한이 생기면 백분 사용하려고 하는 점이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와는 다르게 사적 감정보다 공적 가치를 우선하는 타입이다. 잔머리보다 우직한 언행이 우선하는 것도 차별성이 있다. 다만 시각이 단순해 협상력이 떨어지고 정무 감각이 약한 것은 단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청년 대표로 나서서 설치고 있지만, 나이만 청년이지 하는 행태가 기득권 구태와 다른 게 뭐가 있나"라고 젊은 정치인들을 향해 일갈한 바 있다. 사실 지금 청년 정치인 중에 신선하고 대의를 중시하는 인물은 거의 없다. 나이만 젊을 뿐 기존 정치인보다 더 심하게 이기적인 정치를 일삼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들과 달리 올바른 젊은 정치인의 길을 가고자 한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저는 여전히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차기 대선에서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그렇고 모두 상처 입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이 강성 팬덤이 아니라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지적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발언이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팬덤 정치'에 매몰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당의 진로가 매번 일부 정치인을 위해 결정되니 당이 시끄럽다.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때도 박 전 비대위원장이 비판했던 이유다.
정치인은 자기편이 많아야 권력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아직 세력이 없는 상태다. 의지할 곳 없는 혈혈단신이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무리와 동떨어진 주장을 하면 조직에서 낙오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당분간 외롭게 투쟁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혼자이나 훗날 많은 지지자들이 응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방향성을 찾아야 하고 뜻을 관철시킬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명분도 방향을 잃거나 전략에서 실패하면 십년공부 도로 아미타불 된다.
팬덤 정치가 만연한 민주당 내에서 박 전 위원장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천덕꾸러기 취급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큰 기회다. 당내 기득권 세력들이 아무리 몰아붙여도 굴하지 말고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죽으면 안 된다. 민주당 내에서 존재감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어리석은 짓이다. 바위를 깨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의 손가락만 찢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그마한 조약돌로 바위를 내리치는 행위는 큰 도전이다.
박 전 위원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관상이다. 가능성이 보인다. 박 전 위원장 자신도 정치적 꿈이 있다. 박 전 위원장은 항상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고여 있거나 정체되면 금방 삭아버리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나 아직 그 힘이 부족하다. 방법도 잘 모르고 있고 오직 합리적인 판단에 의거해 행동한다. 합리성은 다수에게 이롭고 무난하지만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의 박 전 위원장은 정치적인 실리를 앞세우면 안 된다. 명분과 대의를 앞세워야 된다. 그래야 자신에게 부족한 기운을 채울 수 있다. 인생의 항로를 설정할 때, 어떤 길을 따라가면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는지 알고 걷는 자와 정확한 목적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걷는 자의 수준은 천양지차다.
박 전 위원장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될 운명이다. 그러나 쉽게 좌절하는 관상이 아니다. 올해 임인년(壬寅年)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고 입지도 다지는 해였다. 내년 계묘년(癸卯年)도 시련은 있을 것이나 도와주는 기운이 함께한다.
박 전 위원장은 무난한 인생을 살고자 하면 안 된다. 고속도로 같은 인생을 원하면 운(運)이 하락할 것이다. 자갈투성이 오솔길과 고속도로가 번갈아 나오는 부침 있는 인생이 박 전 위원장에게 잘 맞다. 그 속에서 때로는 낙담도 하고 꽃도 피우는 것이다. 결국 그 길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이다. 지름길이나 샛길로 빠져 쉽게 목표에 도달하려고 하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 본인이 정치권에서 살아남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정치와 사회를 올바르게 바로잡고 싶다면 세상 보는 안목(眼目)을 좀 더 높여야 한다. 우직하게 걷는다면 박 전 위원장은 청년 정치인으로서 크게 부각될 관상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풍수지리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