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서울 자장면 한 그릇 값 800원 올랐다
김밥‧삼겹살 가격 1년 동안 5~8% 상승 인플레 기대심리 따른 자영업자 ‘액션’
자장면 한 그릇에서 물가 인상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인플레이션이 국민 생활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영업자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실제 ‘액션’으로 변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성경제신문이 한국소비자원이 공시한 외식비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년 동안(2021년 7월~2022년 6월)의 서울 자장면 가격은 800원이 올랐다. 2021년 7월 서울 평균 자장면 가격은 5462원이었지만 2022년 6월 서울 평균 자장면 가격은 6262원을 기록했다. 자장면 한 그릇당 1년 새 약 15%가 오른 것이다.
서울을 포함한 16개 지역 중 자장면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전남지역이었다. 전라남도는 889원(5722원→6611원)이 올랐다. 이어 부산광역시는 858원(5071원→5929원), 경상북도는 807원(4962원→5769원)이 1년간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판매하는 김밥 한 줄은 2731원에서 2946원으로 215원(8% 상승)이 올랐다. 삼계탕은 1만4077원에서 1만4885원으로 808원(6% 상승)이, 삼겹살은(100~250g)은 1년 전 1만4231원에서 769원(5% 상승)이 올랐다. 국민 먹거리에서 물가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IMF 이후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6%)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 폭은 그보다 훨씬 높다는 전문가 지적은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비자의 물가상승 인식을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9%로 전달의 3.3%보다 0.6%포인트 상승해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로 올랐다. 기대인플레 상승은 인플레 영속화 우려(시차 두고 기대인플레→임금→물가 반영) 때문에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는 지표다.
한국은행은 ‘물가-임금 연쇄 상승 악순환’을 끊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안정 시그널을 경제주체에 보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최저임금 상승이 일으킨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금융당국 물가잡기 의지‧경제주체 이해 필요
전문가들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저임금상승 여파로 폐업이 많아지고 공급 자체가 없다가, 경제활동이 시작되고 일손도 딸리는 상황에서 외식이 많아지면서 외식 물가가 올랐다”면서 “또 식자재 가격과 임대료가 오르고 비용 상승이 발생하면서 자영업자가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것도 오르고 저것도 오르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자영업자의 (가격 올리는) ‘액션’으로 이어진 상황”이라면서 “이미 인플레가 고착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이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빅스텝’을 단행했고, 단기적으론 물가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경제주체들에게 현재 상황을 이해시켜야 한다”면서 “기대인플레가 떨어지면 물가도 안정되고 이후 금리도 안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나만 올리는 것 같으면 못 올린다. 결국 상인의 경쟁이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경제학 금언(金言)이 맞아떨어지는 것”이라면서 “애담스미스의 국부론에 보면 상인은 본능적으로 값을 올리려 하고 이에 대한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현재 물가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최저임금을 너무 급하게 올린 게 문제의 본질”이라면서 “최저임금 상승이 가격 상승 빌미를 제공한 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