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차기 당권 겨냥 세몰이···‘친윤’ 등 50여 명과 모임
이준석 빠지자 당내 세력화 시동 “인수위 시즌2라는 생각으로 뭉쳐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과 합당 후 처음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먹거리 창출 모색'을 주제로 토론 모임을 열었다. 토론회의 공식적인 성격은 '공부 모임'이라는 설명이지만, 친윤계 다수가 결집한 탓에 안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 위한 세력 불리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안 의원 주최 민·당·정 토론회에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윤핵관을 비롯한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징계로 직무대행 체제 추인 직후, 당내 의원들이 대거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안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원팀으로 뭉쳐서 당선 직후 인수위처럼 '인수위 시즌 2'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위기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탈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보통 정권취임 100일 이내 시작 못한 일은 5년 내내 못한다”며 “그때까지 주요 어젠다를 세팅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본인의 이력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윤심’(尹心)에 손길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안철수 대표님은 여러차례 대선후보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국정 전반에 관한 나름의 철학과 비전을 갖고 있다”며 “세미나(토론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기현 의원은 “우리 안철수 대표와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매우 친한 사이란 것 좀 꼭 써달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와 갈등설이 불거졌던 배현진 의원도 “(안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대선에 이르기까지 풍찬노숙하며 정권을 출범시키기 위해 어려운 시기를 인내했다. 저희의 승리에 참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무엇보다 저희가 국민의힘이라는 단일된 로고로 이 자리에서 시의적절한 세미나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현재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의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 안 의원은 25.1%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12.6%, 김기현 의원 7.0%, 권성동 원내대표 4.5% 등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기 당권을 노린 세 결집이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이 기획을 발표한 것은 윤리위원회 결정 훨씬 전”이라며 “많은 분들의 섭외와 시간 약속을 위해서는 한 달 전부터 기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침묵하는 사람에 대해 제가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며 “이제는 원 구성을 빨리하고 다가오는 여러 경제위기에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야당을 설득해 정기국회를 헤쳐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은 당에 거의 혈혈단신으로 들어오다시피 했는데 친윤 그룹들과 전략적 합종연횡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을 장악하기 위한 얼굴마담이 없기 때문에 그런 제휴가 필요했고, 결국 내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안 의원이 가장 유력한 고지를 점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