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나 있어라"···여성 사회 진출, 여전히 '부족'

남·여 간 평균 취업 시간, 여성 36 vs 남성 41.1시간 노동 취약층, 남성이 19.7% 여성 27%...남성 안정적 홍정숙 의원 "현재 과도기, 다만 인식 개선 노력해야"

2022-06-23     김현우 기자
유모차 밀고 가는 여성 /연합뉴스

"여자가 무슨 운전을 한다고 그래, 집에나 있어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 운전자가 자주 듣던 말이다. 지금 이런 말을 여성 운전자에게 한다면, 몰매를 맞게 된다.

여성 인권이 향상됐고 사회적 진출이 늘어나면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여성 경제인·직장인의 사회에서의 비율은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여성은 남성 대비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적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지역별 맞벌이 가구 고용현황'을 보면, 남·여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남자는 41.1시간, 여자는 36.0시간으로 집계됐다.

남자와 여자의 평균 취업 시간 추이 /통계청,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아이의 나이가 6세 이하일 때 여성은 32.3시간, 남성은 41.2시간의 취업 시간을 보였다. 7세~12세 아이를 키우는 경우 남성 41.8시간, 여성은 32.3시간이었다. 취업 시간이란 주 단위 평균 일하는 시간을 뜻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은 자녀의 나이와 관계없이 취업 시간에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여성은 자녀의 나이에 따라 취업 시간 변화가 컸다. 아이 양육에 남성보다 여성이 시간을 더 쏟는다는 의미다.  

여성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이유로는 '육아'가 꼽혔다. 15세~54세 기혼 여성 약 800만 명 가운데 62만 명가량이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통계청 조사 결과 드러났다. 단순 결혼으로 일을 그만둔 경우는 약 39만 명, 출산은 32만 명, 자녀교육이 5만 명 순으로 경력 단절 이유를 꼽았다.

여성의 경력 단절 사유 /통계청,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고용의 질을 뜻하는 '취약 노동자' 비중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조사한 '우리나라 고용 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취약 노동자 비중은 핵심 노동 연령층인 30세~59세 남성이 가장 양호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 여성의 취약 노동자 비중이 26.9%로 집계되면서 남성 19.7% 대비 약 7% 높았다. 

지난 20일 본지와 만난([인터뷰] 홍정민 "경단녀 원인은 육아···사회가 품앗이로 아이 키워야")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과도기인 것 같다"며 "여전히 여성의 취업률이 낮다고 해도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래도 여자가 집안일을 해야지'라는 등의 남성 인식 개선은 남은 숙제"라고 전했다. 

경력단절여성 비율 /통계청,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지난 7년간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비율은 줄었다. 2009년 '경력 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법' 제정 이후 여성 취업자는 6만 8000여 명에서 2021년 18만 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경단녀 규모도 2014년 약 216만 명에서 2021년 144만 명으로 70만여 명 감소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단녀 규모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면서도 "아직 기혼 여성의 사회활동을 꺼리는 분위기는 남아있는 것이 현실인데, 정부 차원에서의 사회활동 여성 지원 등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인식 개선 활동 등에 노력하면 향후 10년 남·여 간 사회활동 비율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