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권 칼럼] 서울의 명당, 권력이냐 재물이냐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  명당이 많은 서울, 강북은 공직자·강남은 기업인에 유리 

2022-06-22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풍수지리(風水地理)는 땅에서 일어나는 바람(風)과 기후, 물(水)에 관한 모든 것이다. 풍수의 기본 원리는 땅 속에 흐르는 기운, 즉 지기(地氣)가 감응(感應)을 일으키는 원리를 말한다. 풍수는 환경과 기후를 살피고 토지의 효율적인 활용법을 제시한다. 주택은 물론이고 도시계획과 설계에 근간이 되는 학문이다. 땅의 이치를 자연에 접목해 체계화시킨 과거 선조들의 환경공학적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풍수에서 말하는 기운이 응축된 혈자리(穴), 즉 명당(明堂)이란 풍수적인 입지가 좋은 터를 뜻한다. 명당 기운을 받으면 강력한 상승운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명당 터에 거주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번 글에서는 명당의 의미를 알아보고 서울의 명당을 분석하겠다.

배산임수는 안정적인 명당의 모습이다. / 백재권

명당의 기본 요소는 장풍득수(藏風得水)다. 직역하자면 '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다'는 뜻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는 장풍득수가 갖춰진 지형에 부합하는 요소다. 배산임수 터는 예부터 농경이 발달했으며 먹고 살기 편했다. 적으로부터 방어에 유리한 지리적인 이점도 있다. 

서울은 풍수적으로 좋은 터다. 도처에 명당이 많다. 서울을 풍수적으로 크게 나누면 강북권과 강남권으로 나눌 수 있다. 한강을 기준으로 강북과 강남은 풍수적으로 차이가 크다. 

강북은 권력, 출세, 명예의 기운이 강한 터다. 때문에 정치인, 공무원, 군인, 법조인들은 강북에 거주하는 게 더 유리하다. 강북에서도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사대문 안쪽은 대부분 명당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 속에서도 좀 더 좋은 터, 나쁜 터는 존재한다. 사대문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용산이 가장 좋고, 한남동도 좋은 터다. 

반대로 강남은 권력보다 재물이 우선하는 터다. 강북보다 상대적으로 부침이 적고 안정감이 앞서는 곳이다. 강남은 기업체, 상업 공간, 오피스텔 등이 유리하다. 그렇기에 상업지구로 조성하는 게 어울린다. 물건을 거래하는 사람, 업무공간을 활용할 사람에게 유리한 땅이다. 

그런데 강남 서초에 법원과 검찰이 들어가 있다. 원래 법원과 검찰은 강북에 들어가야 할 조직이다. 권력기관이 상업지구 터에 들어가면 권력과 사법이 상업화되는 경향이 생긴다.

강북은 권력과 출세 기운이 강하고 강남은 재물이 우선하고 안정된 땅이다. 

서울은 강북이 먼저 발달했고, 강남은 최근에 발달한 지역이다. 세계 어느 도시든 먼저 발달한 곳이 명당의 중심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풍수적으로 분석하면 서울의 중심은 아직도 강북이다. 강북은 권력이 샘솟는 터다. 그래서 권력이 우선했던 시절에는 강북이 발달했다. 상업과 재물이 우선하는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강남이 크게 번성하고 있다. 강남은 재물이 모이는 터다. 터를 터에 맞게 잘 활용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큰돈을 벌고 싶으면 강남에서 거주하고, 출세하거나 권력을 쥐고 싶으면 강북에 사는 게 이롭다. 자신의 꿈을 쉽게 이뤄줄 공간을 찾아 그곳에서 움직이는 것이 꿈을 빨리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어울리는 공간을 아는 것도 실력이다. 

정치인이나 권력자가 업무는 강북에서 보고, 잠을 자는 집이 강남에 있다면 권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거나 구설에 휘말린다. 고위직에 올라갈수록 시련이 따르게 된다. 요즘 많은 정치인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권력과 돈을 모두 취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럼 둘 중 하나를 잃거나 각종 시비에 휘청거리게 된다. 반대로 재물을 우선하는 자가 강북에 거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돈만 벌고 싶다면 업무도 강남에서, 잠도 강남에서 자는 게 좋다.

서울은 도시 크기에 비해 한강이 넓고 수량이 많다. 큰 장점이다. 풍수에서 물은 곧 재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강은 대한민국의 부흥을 위한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강 물이 동(東)에서 서(西)로 너무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은 단점이다. 풍수에서는 구곡수(九曲水)처럼 구불구불 유속이 느린 상태로 물이 빠져나가야 재물과 돈이 오랫동안 크게 쌓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큰 권력자의 곁에 있어본 사람과 큰 기업을 경영해 본 사람들은 풍수의 가치를 잘 안다. 풍수를 활용했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가 생기는지 직접 보거나 체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큰 권력자·기업가들은 관상과 풍수를 무시하지 않는다. 

과거 선조들도 마찬가지다. 왕릉(王陵)을 명당에 안장하기 위해 수많은 지관(地官)들이 동원됐다. 또한 세도가들과 명문가들이 수백 년 동안 번성한 것도 풍수적인 입지 선정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인들은 이런 풍수의 세계를 잘 모른다. 큰 판을 직접 보거나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수십 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사람이 명당 터에서는 곧바로 잠이 드는 걸 직접 본 적이 있다. 땅에서 맑은 기운이 솟아 심신을 안정시키기에 깊은 숙면에 들어가는 것이다. 명당의 위력이다. 

명당 터에 거주하면 건강해지는 것은 기본이다. 양명한 명당 기운이 피부를 뚫고, 모공을 타고 체내로 들어와 몸 구석구석을 돌며 막힌 것을 뚫어주기에 기(氣) 순환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명당 터에서 잠을 자 보라. 바로 안다. 경험도 없으면서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거다. 돈과 권력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라도 명당 터에 거주하는 것이 백배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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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어렸을 때부터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명상과 기(氣) 수련에 매진했다. 대구한의대학교 풍수지리학 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 박사를 취득했고, 교육학 박사를 수료했다. 중앙일보에 2년간 《백재권의 관상·풍수》를 연재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백재권의 관상과 지혜》를 92회 연재했다. 2018년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신문사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요청으로 김정은의 관상에 대해 인터뷰했다. KBS, SBS, 채널A, MBN, 동아일보,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과 신문에 관상·풍수 전문가로서 출연 및 기고했다. 저서로는 『동물관상으로 사람의 운명을 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