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전기차에 익숙해진 '소음' 기준

[김필수의 Car 톡] 엔진 없어 주행음이 무음 노면 등 외부 소음이 커져 운전자 '소음' 기준 달라져

2022-06-13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전기차 내부 /연합뉴스

전기차가 일상이 되면서 사용자가 느끼는 '익숙함'이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차 대비 너무 정숙하고 실내 소음이 없다 보니 도리어 외부의 타이어 소음과 노면 소음이 크게 들리곤 한다. 가속 성능도 뛰어나 웬만한 고성능 내연기관차보다도 정지상태에서 출발하는 특성을 언급하는 제로백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도리어 운전의 재미가 반감됐다고 생각하는 자동차 마니아도 있다. 

최근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실내 정숙성의 습관이다. 너무 조용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다고 하기도 하였으나 습관이 되면서 실내 정숙성을 즐긴다. 잘 정리된 전기차는 조용한 실내에서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듣는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예전 같으면 너무 조용하다고 불평하였으나 어느덧 조용한 분위기에 휩쓸리면서 주변의 시끄럽고 어지러운 분위기를 꺼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내연기관차도 엔진의 정숙성과 실내 차폐가 좋아지면서 모든 최근 차량은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보도를 걸어가는 보행자들도 소음이 크게 들리는 차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커졌다. 도시 소음 공해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소음 환경 기준도 강화되고 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도 소음공해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이다. 물론 너무 조용한 전기차로 인하여 골목 등에서 피하지 못한 보행자의 접촉사고도 발생하고 있으나 낮은 소음 환경을 모두가 즐기고 있다.

즉 전체적인 교통에 의한 소음의 정도가 낮아졌다. 특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전기차의 전방으로 소음을 의무적으로 넣어야 하는 규정도 제정되었다. 최근 부각된 택배용 이륜차의 소음 기준이 강화되는 부분은 중요한 사례다. 

최근에는 고성능 차량이 지나가면서 내는 중저음의 엔진소리도 부정적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고성능 대배기량의 모터사이클에서 발생하는 중저음의 엇박자 엔진소리에도 얼굴을 찡그리게 되었다. 이제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좋은 소음이 아니라 소음 자체를 경계하고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 나머지 시간에 정서적 안정을 바라는 일상인에게 차량 소음은 이제 꼭 줄여야 하는 항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멋져 보였던 고성능 스포츠카나 모터사이클의 중저음 엔진소리도 소음으로 전락할 시기가 가까워졌다. 자동차 제작사들도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이고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융합적으로 끌어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판단된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장은 물론 소비자 니즈도 크게 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역사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 아직은 글로벌 신차 시장에서 매년 1000만대 미만이지만 수년 내에 주도권을 완전히 쥐면서 전기차의 시대가 생각 이상으로 빨라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 전기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충전 인프라 고민은 물론이고 운행과 관리적인 측면 등에서 다른 부분을 숙지하면서 하다 보니 아직은 보수적인 내연기관차에 익숙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기차의 득세가 더욱 빨라지면서 소비자의 자동차 문화도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역시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방법을 어떻게 용이하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아파트의 경우는 충전기가 한정되어 있어 편하고 저렴하게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면 고민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자동차의 관리 방법도 다르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엔진룸을 중심으로 각종 엔진오일이나 필터 등 각종 소모품에 대한 정기적인 교체 등이 중요한 사안이나 전기차는 워셔액 보충 이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한다면 타이어 공기압과 브레이크 패드 등 일반적인 제동장치 등이 관리적인 부분에 해당될 것이다. 그래서 정비업체의 경우도 내연기관차와 달리 할 수 있는 영역이 엔진룸은 통째로 없어지고 하체 중심의 일거리로 한정된다. 즉 하부의 제동장치, 현가장치, 조향장치 등이다. 

운전자가 전기차를 운행하면서 운행패턴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젖은 손으로 충전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여름철에 침수 도로를 지나는 일도 조심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가장 많다는 과속방지턱도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는 조심스럽게 운전해도 지방 국도 등에서 도장이 벗겨진 폭이나 넓이가 다른 과속방지턱에 차량 바닥을 치면서 지나간 경험이 한두 번은 꼭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바닥에 배터리가 있고 충격이나 압력 등에 민감한 리튬이온 배터리인 만큼 충격은 금기다. 물론 텅스텐 외부함 보호 등으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있으나 화재 등 여러 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조심하라는 뜻이다. 전기자동차는 운영비용의 저렴함과 관리적인 편안함은 물론 고장빈도 등도 내연기관차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장점이 뛰어나나 앞서와 같이 단점도 크게 존재한다는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