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우먼] "경력 단절 극복하려고 창업을 택했어요"
[최서윤 디자인얼라이언스 대표] 임신 직후 해고 통지서 받고 망연자실 경력 단절로 재취업 길조차 막혀 막막 디자인 전공 살려 창업으로 극복해내 3년 만에 중소벤처기업청 등 50곳 확보
“20대 저의 인생 신조였던 ‘진취적인 삶’이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었어요. 40대인 현재는 내가 하는 일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즉 ‘일단 해’라는 마음가짐이 기업 운영의 원동력이 되고 있죠.”
여성경제신문이 최서윤 디자인얼라이언스 대표를 지난 2일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7년 가까이 시각디자인 전문회사를 이끌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슬로건처럼 강한 실행력을 꼽았다.
카이스트(KAIST)부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까지 클라이언트 관계를 맺은 디자인얼라이언스는 기업에 로고·CI·BI·UX/UI·카탈로그·제품 패키지·광고 등 시각디자인 전반과 디자인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20여 년 전 디자인회사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당시 최 대표는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서 언젠가 창업하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임신했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받은 해고 통보와 경력단절로 어려워진 재취업으로 인해 창업 계획을 앞당기게 됐다.
최 대표는 “살면서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이었다”라며 해고 통보를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두 아이의 출산으로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되었고 주저앉을 여유도 없는 육아 기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 대표는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내 삶의 방향과 목표를 세워야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며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로 사는 삶을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었다”라고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2015년 7월 창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다방면의 디자인과 마케팅 경험을 쌓은 최 대표는 자연스럽게 창업 아이템으로 시각디자인 서비스를 선택했다. 여타 업종에 비해 단가 상승률이 현저히 낮은 분야지만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끄는 모습에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지인들까지 최 대표에게 응원을 보냈다.
최 대표는 “기존에 이 업무를 해왔어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력단절을 겪은 이후 창업에 도전하고 심지어 단기간에 중소벤처기업청 수행기관이 된 것에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같이 일했던 직장 상사들이 창업 초기에 소식을 듣고 일을 연결해주거나 응원의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되었다”고 창업 당시 지인들의 반응을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이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다. 최 대표는 “여성 기업이라는 것이 핸디캡이 되지 않도록 오히려 더 열심히 했으나 대한민국 여성의 공통 애로사항인 남성보다 더 많이 담당하는 육아 탓에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분산되었다”며 “디자인 기반의 회사인 만큼 정해진 답이 없고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살피고 콘셉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간 배분의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사명감으로 기업을 이끈 최 대표는 창업 3년 만에 중소벤처기업청과 50개 업체의 디자인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한 대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폭넓게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지 1~7년 정도 된 기업자들에게 멘토링 역할을 해내며 2022년 용인시산업진흥원 위촉 전문가로 선정됐다.
2021년 최 대표는 한국여성벤처협회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대표자의 가능성과 창업 기업 기여도로 표창을 받은 것 같다”며 “벤처기업 6년 차였고 성실하게 발전해 나가는 기업에게 응원의 표창이지 않았나 싶다”고 표창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인터뷰 도중 신규 창업자들에게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창업센터의 입주를 권장하고 그곳에서의 프로세스와 교육 네트워킹 등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기관들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창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업무로 만난 여러 기관의 관계자들이 창업가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기업 운영의 최종 목표로 자체 브랜드 개발을 꼽았다. 최 대표는 “디자인얼라이언스의 존재 이유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라며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성장에 일조하는 컨설턴트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만의 브랜드를 성공시킬 것”이라며 “소비자의 문제 해결을 위한 브랜드를 제안하고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