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페이와 지분 나눈 카카오페이... 차이나리스크에 '흔들'

알리페이 대규모 블록딜 소식, 약세 지속 삼성증권 카카오페이 목표주가 하향 조정 알리페이 측 남은 지분 최대 120일 보호예수 

2022-06-09     김현우 기자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한국총괄대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연합뉴스

카카오페이가 '차이나리스크'에 직면했다.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대규모 블록딜 소식에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매수에 나서며 저가 매수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마켓포인트 등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0.71% 하락한 8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알리페이는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와 협력했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로부터 분사되기 전,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에 한화 235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 6월에는 1152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지분을 43.9%까지 늘렸다.

그런데 같은 해 10월, 알리페이의 모기업인 앤트그룹이 중국 정부로부터 규제를 당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 산업 독점을 문제삼으면서다.

또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라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이를 위해선 앤트그룹이 중국 정부로부터 규제받은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증명받아야 했다. 그런데 앤트그룹은 약 4개월 동안 답변이 없었다.

국내 자산 운용사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알리페이는 글로벌 페이 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런데 중국 기업은 정치적 이유로 흔들리는 경우가 있어서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알리페이는 블록딜 후 남은 지분은 최대 120일 보호예수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보호예수 기간 이후 추가 블록딜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 36.68%에 해당하는 5101만 5205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상장 6개월을 맞으며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됐다. 해제된 물량은 카카오페이 전체 상장 주식 중 57.57%에 달하는 규모로, 보호예수가 풀린 지 한 달 만에 지분 일부를 현금화한 것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공시된 바가 없지만, 앤트그룹이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과 관련된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 목표주가를 기존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4일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IPO) 사상 최초로 공모주 전량을 균등 배정방식으로 배분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상장 첫날 종가는 19만3000원, 공모가 9만원 대비 114.4%의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장중 24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후부터 계속 내리막을 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류영준 당시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매각하면서 9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먹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