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與 '정권 안정론' 통했다… 투표율, 역대 두번째 낮아

'12:5'… 12년 만에 지방권력 국힘 우세 새 정부 출범 효과, 민주당 실망감 반영

2022-06-02     이상무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지도부가 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단체장 후보 사진 밑에 스티커를 붙이는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70%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윤석열 정부의 정권 안정을 위해 지방선거까지 힘을 실어달라는 ‘정권 안정론’에 유권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는 분석이다.

2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국민의힘은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구 17곳 중 12곳에서 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전·남북 등 호남 3곳에 제주, 경기를 더해 5곳에서 승리했다. 4년 전 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 2곳, 무소속 1곳 승리였지만 이번에는 정반대로 뒤집힌 양상이다.

캐스팅보트 지역이었던 인천·충청·강원 등을 국민의힘이 탈환하면서 지방 권력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보수 우세로 교체됐다. 이에 새 정부는 의회 권력에서의 열세를 보완할 수 있게 됐다.

226명을 뽑는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145곳으로 민주당의 63곳 보다 앞섰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151곳에서 승리해 전체의 67%를 차지했고, 자유한국당은 53석(23%)이었다.

이번 국민의힘의 승리는 대선 84일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새 정부 출범 허니문을 등에 업은 '컨벤션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정권 견제론'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했지만 미풍에 그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윤석열 타임'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정권 초기의 지지세가 모였다"며 "그동안 인사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국정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잘한 거 한 가지도 없이 자멸의 길을 택했다"며 "검수완박, 당 내홍 등으로 인해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도 투표장에 안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승리에 도취하는 대신 겸손함을 나타냈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에 지선에서 국민들이 여당에 몰아준 강한 지지는 저희로서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며 “국민의힘이 거둔 성적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을 망라해서 상당히 많은 권한을 갖게 된 걸 의미한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심은 국정안정을 택했다.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 압도적으로 힘을 모아주셨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우리가 잘해서 받은 성적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라는 민심의 채찍질이다. 민심 앞에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민심이 최소한으로만 반영됐다는 한계를 나타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 1995년 1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2002년 지방선거(48.9%)에 이어 두 번째로 저조했다.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60.2%)와 비교하면 9.3%포인트 낮은 수치로, 2010년 이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기도 하다. 앞서 올해 3·9대선 최종 투표율은 77.1%였다.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이 유리하다'는 정치권 통설이 이번에 들어맞은 셈이다.

반면 7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은 55.6%로 집계됐다. 대권주자급 후보들이 출마하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한 경기 성남분당갑의 투표율이 63.8%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의 투표율도 60.2%로 평균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