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세훈 "서울을 다시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겠다"
[6·1지방선거-후보가 말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집값 걱정 안 해도 돼…공급·투기억제 모두 잡을 것" "TBS, 시민에 실질적 도움 되는 방향으로 기능 전환"
| 여성경제신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제의 후보자에게 듣는 '후보가 말한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약속을 그들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
"이제 한번 제대로 뛰어보고 싶다. 서울을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글로벌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0일 여성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저희들이 정말 분골쇄신 열심히 뛰어서 서울시를 다시 한번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겠다"며 "이제 런던·뉴욕·파리에 배우는 도시가 아니라, 우리를 배워가게 하는 도시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3선 서울시장인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 4선 도전장을 내밀었다. 책임감일까. 그의 정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은 이제 그에게 '숙명'으로 보인다. 서울 곳곳 유세장에서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눈빛에 욕심이 아닌 진심을 담는 이유다.
중도 사퇴 이후 10년 만에 시정에 복귀한 오 후보는 또 다른 비전을 목표로 한다. 지난 1년 재임 기간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맸고, 이제는 세계 톱 5에 해당하는 '글로벌 선도 도시' 만들기를 위해 새롭게 전진하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0년간 퇴보한 부분도, 긴 정체의 터널을 지나온 부분도 있었다"며 "서울시는 이제 다시 미래를 향해서 뛰어야 한다. 많은 사업들을 준비했고, 이제 예산 마련까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 시의회 때문에 제 욕심만큼, 비전만큼의 일은 시작하지 못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한번 제대로 뛸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가 다가올수록 격차는 더 좁혀져서 결국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분들이 투표장에 나오셔서 우리 지역을 가장 발전시킬 적임자가 누구인지 뽑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세훈 후보와의 일문일답.
—유세 현장에서 느끼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많은 시민들께서 어렵게 돌아왔으니 꼭 당선돼서 약속한 일들을 해달라고 응원해 주신다. 그런데 시장이 정말 제대로 일하려면 구청장, 시의원도 적어도 과반 이상은 만들어 주셔야 한다. 앞으로 4년, 정말 중요한 시기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 4년을 힘 있게 이끌어갈 유능한 일꾼을 뽑는 선거다."
—강남·서초·용산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데 대안은
"지난 10년간 재개발·재건축을 토건사업으로 매도하며 적대시했다. 서울시 주택 공급이 반토막 났고(2000년대 5만호→2010년대 2.2만호), 그 결과가 부동산 가격 급등이다. 저는 취임 이후 억눌린 주택공급을 어떻게든 정상화하기 위해서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이나 모아타운 같은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개발‧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구역이 현재 53곳이고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멈춰 있던 구역들에서 사업이 재개되고 새 정부도 출범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의 기대감 때문인지 일부에서 부동산 가격 불안정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서울 21개 재개발 지구를 지정하면서 올해 1월 기준으로 권리산정일을 묶어놨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수시로 연락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교하게 속도 조절을 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기존 53개 재건축 구역은 인위적인 속도조절 없이 진도대로 진행하되, 나머지 신규 지정은 시장의 상황을 봐가면서 추진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전임 시장이 ‘신중’만을 고집해 아예 공급을 틀어막았다면, 저는 ‘신속’과 ‘신중’을 필요할 때 적절히 구사하면서 ‘공급’과 ‘투기억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TBS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향후 개편 방향은
"교통방송은 당초 ‘교통정보 제공’이라는 설립 취지를 갖고 탄생했는데, 전임 시장 시절 시사정치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나면서 편파성 논란이 생겼다. 많은 분들이 교통방송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계시지만 TBS는 지난 2020년 2월 서울시로부터 독립해 법인화한 조직이다. 아무리 시장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 편성에 관여할 수 없다. 다만 TBS의 미래지향적 기능전환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인데, 철 지난 과거의 기능에 여전히 머물러 불필요한 낭비가 생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교통방송이 제공하는 교통정보를 이용하거나 이걸 듣고 운전하시는 분은 없을 것이다. 티맵 같은 앱을 켜고 운전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재선이 된다면 교통방송으로서의 역사적 소명을 다한 TBS를 교육기능을 포함해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능전환하려고 한다. 갖고 있는 주파수를 활용, 5년~10년 뒤 인생 이모작‧삼모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료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서울런’과도 적극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우먼업' 정책을 해왔는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는지
"경력단절 여성들이 일 경험을 통해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과 연계해 3개월의 인턴십 기회를 지원한다. 시는 인턴십 기간 동안 서울시 생활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취임 이후 시행해 1~2기에 14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취업 성공률로만 봐도 실효성이 입증됐고, 참여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1기의 경우 총 62명이 참여해 46개 공공기관에서 일 경험을 쌓았고,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9명(47%)이 숲속작은도서관, ㈜삼풍, ㈜화신, 서울디지텍고등학교 등에 취업에 성공했다.
2기는 4월에 선발해서 지금 현장에서 인턴십 활동을 하고 있다. 홍보마케팅, 디자인, 재무회계 등의 분야 자격증이 있거나 경력이 있지만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일 공백이 생긴 3040여성들이 인공지능(AI) 등 기술기업, 모빌리티, 마케팅, 유통 같은 다양한 유망 분야에서 근무 중이다. 특히 긴 코로나19 국면을 지나 일상회복을 하고 있는 시점이다. 기업 활동과 개인의 일상이 정상화 궤도를 찾으면 보다 많은 구직 구인 수요가 생길 것인데, 그 매칭 과정에서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을 더 열심히 모색해서 많은 분들이 골고루 혜택을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성정책 관련해 지난 임기에 이어 이번에 내놓은 주요 내용은
"1기 시정에서 펼쳤던 ‘여행 프로젝트’는 여성의 시각과 입장을 반영하고 여성들이 겪는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서 국제적으로도 독창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2기 시정에서는 ‘안심’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화두에 초점을 맞췄다. ‘안심도시’는 지난 1년간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녹여서 공들여 수립한 서울시의 미래 비전인 '서울비전 2030'이 지향하는 4개 미래상 중 하나다. 그 미래상을 지탱하는 다양한 분야 정책 중 얼마 전 공약으로 발표한 ‘서울형 가족안심 라이프스타일 정책’은 시민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질적 대책을 담았다.
특히 현재 전체 가구의 34.9%를 차지하고, 점차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1인 가구, 홀로 살아가고 있는 가구가 실질적으로 느끼는 불안, 불편, 걱정을 제거하는 데도 방점을 뒀다. 생애 전반에 걸친 안심 대책을 주요 정책으로 내놓았다. 특히 출산과 육아로 인해 여성의 사회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결혼·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에게 구직활동지원금을 지급하고, 기업 고용촉진지원금 제도도 추진하기로 했다. 작년에 8개 자치구 58개 어린이집이 참여하는 총 14개의 ‘모아어린이집’ 시범운영을 했는데, 호응이 매우 뜨거웠다. 올해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했고, 앞으로도 참여 어린이집을 늘려갈 계획이다."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1년간 준비해 온 알토란 같은 사업들이 중단 없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장과 구청장, 시의원이 함께 힘을 합쳐서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 원 팀이 돼서 서울시의 희망찬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회 한 번 더 달라. 열심히 뛰겠다. 성장만 하는 게 아니라 약자를 보듬고 함께 어깨동무해서 나아가는 그런 성숙한 도시를 만들겠다. 그렇게 서울시를 대한민국의 표준으로 만들어가면서 미래를 향해서 갈 수 있는 어떤 통합의 도시, 그리고 약자를 정말로 보듬는 그런 도시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