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격전지-서울] 오세훈·송영길, 대권가도 진검승부

지난해 기점, 지지세 보수 쪽으로 기울어 '정책 추진 연속성' '현 정부 견제론' 대결

2022-05-23     이상무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22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빅매치'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은 인구 950만명의 대한민국 최대 표밭으로, 거물급인 두 후보 중 이번에 당선되는 인물이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기회까지 얻을 전망이다.

현역 시장인 오 후보는 시 정책 추진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23일 혜화역 유세에서 "서울 시내에 아직도 89만 가구의 복지사각지대가 있다. 다 없애야 한다"며 "다시 일하는 순간부터 안심소득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현 정부 견제론을 부각했다. 그는 이날 마포구 유세에서 "지금처럼 끼리끼리 해먹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오세훈보다 송영길이 더 도움이 된다"라며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된 백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송영길을 국무회의에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은 예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상경한 사람이 많아 양당이 경합을 보이는 지역이다. 1995년 이후 보궐선거를 포함해 치러진 9번의 선거에서 민주당계 정당이 5번, 국민의힘계 정당이 4번을 승리했다. 

지난 2018년엔 박원순 후보가 득표율 52.79%로 23.34%인 김문수 후보를 압승했다. 이후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지역구 총 49석 중 41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실시된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 후보가 57.50%, 박영선 후보 39.18%로 크게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폭등에 민심이 이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3·9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가 48.56%, 이재명 후보가 47.83%로 지지세가 보수 쪽으로 기울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의 오차범위 밖 우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시 거주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오 후보가 55.9%, 송 후보가 37.6%의 지지율을 얻었다. 두 사람의 격차는 18.3%포인트로, 한 달 전 같은 조사의 12.8%포인트보다 5.5%포인트 더 벌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는 서울 성동구에서 출생해 사법시험 합격 후 변호사를 하다가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인지도가 올랐고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했다. 2006년 33대, 2010년 34대 서울시장을 지내던 중 돌연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태로 중도 사퇴한 뒤, 2016·2020 총선에서 내리 패배하는 부침을 겪다가 지난해 제38대 시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3선에 현역 서울시장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서울시의회에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있어 정책에 제동이 있었다. 이번 시의회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역전해 시정 동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시장 연임과 시의회 선거를 이길 경우 대권가도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송 후보는 전남 고흥에서 출생해 19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며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이후 사시 합격을 하고 변호사를 하다가 16대 국회에 들어와 5선을 했다. 2010년엔 인천시장을 지냈고 2021년 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올해 대선 패배로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과감히 비우고 도전한 만큼, 송 후보에겐 사활이 걸린 선거로 분석된다. 당선으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경우 4년 임기 동안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초반 상대적으로 여권 지지세가 약한 서울 서부권을 지난주에 이어 오는 24일에도 공략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섰고, 송 후보는 야권 지지세가 강한 서울 북부권을 돌면서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이다보니 이번에도 부동산 민심이 선거 승패를 가르는 주요 잣대로 지목된다. 

송영길 선대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청년을 위해 출발 자산으로 3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줄 것"이라며 "부동산 관련해선 용적률 500% 상향, 주택 41만호 공급, '누구나 보증' 금융지원 등은 차별화된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선대위 관계자는 본지에 "서울시가 현실적으로 공약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80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며 "복지는 보편적 방법 대신 취약계층에 집중하고, 신규 주택을 더 빠른 속도로 많은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