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격전지-경기] 尹-李 대선 2차전…김은혜·김동연 예측불가
지난 대선 경기 득표율 李 50.9% 尹 45.6% 특별자치도 설치·반도체단지 조성 공약 무소속 강용석 사퇴 여부, 최대 변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다. 두 후보의 '이력'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대선 2라운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데다, 어느 한쪽의 우세를 예단할 수 없는 초박빙의 접전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인구수 기준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 출마한 뒤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 반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을 맡았고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대변인으로 활동, 윤 대통령의 측근인 '윤심'으로 꼽힌다.
경기도는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 후보로 나오기 직전까지 도지사를 지낸 곳이다. 그런 탓인지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민들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당시 이 후보는 50.94%(442만 8151표)를 득표했고 윤 대통령은 45.62%(396만 534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 후보의 수도권 승리 최대 동력이었던 경기도이지만 이번 선거에선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여야 모두 경선을 거쳐 후보가 결정된 후 초반 판세는 김동연 후보가 앞섰다. 중부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5%포인트) 결과, 김동연 후보가 46.5%, 김은혜 후보가 37.7%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지지율 격차는 8.8%포인트로 오차 범위 밖에서 김동연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17~18일 경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은혜 후보의 지지율은 46%, 김동연 후보는 38.5%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7.5%로 오차범위 밖에서 김은혜 후보가 앞섰다.
이후 접전 양상이 이어졌고 22일 김동연 후보가 0.6%포인트 앞선다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오마이뉴스 의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되거나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으며 아직 남은 선거 판세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반면 김동연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도민분들께서 후보님께 정책을 제안하거나 응원해주시며 선거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두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인구수 약 400만명을 기록하며 승부처가 될 경기 북부 표심을 얻기 위해 두 후보는 ‘특별자치도 설치’와 ‘반도체단지 조성’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김동연 후보는 지난 15일 경기도북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발표했다. 김동연 후보는 공약발표와 동시에 “경기 북부는 독자적인 발전의 길로 나아갈 때가 됐다”면서 경기도를 남·북으로 분리하는 분도(分道)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지난달 20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기)분도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분도를 요구하게 된 근본적인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5일 김은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북부에 세계 굴지의 국내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고,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두 후보는 연일 설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12일 생방송 TV 토론회에서 이 상임고문의 대선 간판 공약이었던 기본소득을 김동연 후보가 계승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에 합류하기 전에는 기본소득을 두고 재정 철학이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가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에는 확대, 계승하겠다고 하며 일관된 입장이 없다”고 직격했다.
김동연 후보는 지난 19일 김은혜 후보가 과거 KT 전무로 재직했을 당시 지난 2012년 'KT 대졸 신입사원 하반기 공개채용'에 지인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측은 20일 “허위사실을 공표한 민주당 이수진 의원 등 2명을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및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방 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치열한 승부전이 펼쳐진 가운데 최근 경기도지사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지지율 6%대를 보이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9~20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한 결과, 김동연 후보는 42.7%, 김은혜 후보는 42.1%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어 강 후보의 지지도는 6.1%였다.
강 후보는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강 후보는 13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물밑 협상 내지는 딜(거래)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단일화는 저쪽(김 후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후보도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저의 유불리 대문에 고민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단일화의 여지를 남겼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