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부정" vs "기회 줘야" 민주당, 한덕수 표결 앞두고 고심

20일 한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 찬성 48.4% 반대 38.9%... 오차범위 밖 여론

2022-05-19     최수빈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덕수 후보자를 표결에서 부결시킬 경우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치면서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일 본회의 개최에 앞서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적인 표결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167석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부결'로 결정한다면 사실상 원내에서 막을 방법이 없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직후 한덕수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한덕수 후보자는 ‘소통령’으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위한 ‘버리는 카드’라더니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쯤 되면 총리 인준은 당초 안중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자 인준 여부에 대해 “20일 의원총회에서 최종적 입장을 듣고 공식 입장을 전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돼 있으며 지금 분위기로서는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이 현저히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 정부 첫 총리를 부결시킬 경우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한덕수 후보자는) 부적격하지만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덕수 후보자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현재는 위기이자 도전의 시기이고, (정권의) 첫 총리 인준 문제를 너무 정략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민주당 내에서 한 총리 인준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해진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여론도 한 후보자 인준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18일,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 '찬성' 48.4% '반대' 38.9%로 나타났다. (14~16일 실시, 전국 성인 1011명, 유무선 병행, 응답률 5.5%,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전문가는 민주당이 결국 한 후보자 인준에 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민주당은 결국 인준을 해줄 것”이라며 “1998년 김종필 초대 총리 후보에 대해 한나라당이 인준을 반대하며 6개월을 끌었고 한국갤럽 기준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반면 새천년민주당 지지율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2년 후 총선에서 선전하기 위해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도의원·시의원·군의원 등 기초의원이 민심을 키워야 한다”라며 “문제는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기초의원은 광역단체장에 이어 줄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기에 성 비위 사건까지 겹친 민주당이 국민들 눈에 발목잡기로 비친다면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