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기옥 "노후가 재미있는, 청년이 움직이는 울산동구 만들겠다"
[6·1지방선거-후보가 말한다] 천기옥 국민의힘 울산 동구청장 후보 "현장이 답… 현장 목소리 행정에 반영할 것" 청년지원센터·어린이식당·신중년사업단 추진
| 여성경제신문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제의 후보자에게 듣는 '후보가 말한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약속을 그들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
“좌파 단일화? 명분 없는 단일화 후보, 누구든 이길 자신 있습니다.”
6·1 지방선거에서 울산 동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는 지역 최연소 구의원, 전국 최초 여성 의장 등 '화려한' 스펙을 갖춘 정치인이다. 하지만 지역에선 그를 '맏며느리'로 부른다. 구의원(3·4대)과 시의원(6·7대)을 거치면서 특유의 바지런함으로 지역 민원을 도맡아 해결하고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에서 압승했던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도 48.62%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근면·성실만이 천 후보의 장점이 아니다. 그의 정치적 역량도 만만찮다. 제7대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을 지내면서 울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동구에 유치했던 게 대표적 사례다. 천 후보는 "육아의 어려움은 경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한다"며 "직장맘을 위한 육아종합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울산시에 알렸고, 지난 6년간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센터를 동구에 유치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12일 천기옥 후보를 울산 동구 전하동 그의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천 후보의 첫 인상은 인상 좋은, 인심 후한 '맏며느리' 느낌이었다. '동구 살림은 맏며느리가'라는 그의 슬로건이 정확히 들어맞는 듯 보였다. 인사를 나누는 그의 목소리가 심하게 잠겨 있었다. '목쉰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원래 목소리가 좀 허스키한데 선거운동하면서 크게 말하다 보니 더 허스키해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왜 울산 동구청장에 도전했을까. 지역 정치인에서 울산 동구청장이라는 행정에 도전하는 이유를 물었다. 천 후보는 “정치와 행정은 구민들에게 봉사한다는 부분에선 같다고 본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하다보니 고향인 이곳 동구민들께서 동구청장에 출마해 행정 쪽으로도 봉사를 하면 어떻겠냐는 권유를 많이 하셨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행정은 주민들과 직접 소통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서 주민들과 함께 동구를 바꿔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천 후보는 울산 동구민들에게 '발로 뛰는' 후보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선거철이 아니어도 교통정리 봉사를 하거나 회사와 유치원, 학교, 시장 등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민들 이야기를 듣고 민원 처리를 한다”며 “주민들이 처음엔 그런 모습을 의아해했다. 한결 같은 모습을 보였더니 나중에서야 주민들이 민원 처리를 위해 전화를 주거나 해결사 역할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천 후보가 느끼는 이번 선거 민심은 어떨까. 그는 울산 동구 민심에 대해 “전국 지방선거에 파란 바람이 휩쓸던 때(2018년) ‘저는 빨간 당 안 찍습니다’라고 말하던 주민들이 꽤 있었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지지해주는 구민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 동구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 북구와 더불어 '노동자 도시'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3번의 지방선거에선 특정 정당이 우세하다고 볼 수 없는 엎치락뒤치락 양상을 보였다. 2011년 재보궐선거에선 민주노동당이 승리했지만, 2014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이겼고, 2018년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선 천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정천석 후보, 진보당 김종훈 후보 등이 출마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천 후보가 3자 대결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울산MBC가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천기옥 국민의힘 후보 35.8%, 김종훈 진보당 후보 27.2%, 정천석 민주당 후보 16%를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런 탓인지 지역에선 이번 울산 동구청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좌파 진영 후보 단일화를 꼽는다. 천 후보는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구도를 떠나 진정성으로 주민들을 만나 소통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민분들이 ‘4년 전과 분위기가 달라졌으니 이번엔 승리하지 않겠냐’는 격려를 하신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지 않냐. 자만하면 주민분들이 금방 알아차린다. 평상시 하던 모습 그대로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메모하고 있다.”
천 후보는 3자 대결이든 좌파 진영 단일화를 통한 양자 대결이든 자신있다고 했다. 그는 “진보당과 민주당이 단일화를 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명분이 없다는 것을 주민들이 대부분 알고 있다”며 “설령 (단일화 후) 양자 구도가 돼도 구민 여러분께서 천기옥을 신뢰할 수 있는 정치를 일관성 있게 해왔으니 얼마든지 저의 선거 전략으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천 후보가 그리는 울산 동구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동구, 청년이 움직이는 동구, 중년이 행복한 동구, 노후가 재미있는 동구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슬로건을 현실화할 공약을 물었다. 그의 말이다.
“2030 청년세대들을 위해선 면접비용을 덜어주기 위한 청년지원센터를 만들겠다. 이 센터를 통해 정장이나 예비 면접, 이력서 작성법 등 실질적 지원을 할 것이다. 예산 범위 내에서 청년TF를 구성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결국 저의 청년 공약은 울산 동구, 나아가서 울산시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작은 곳에서부터 어머니의 마음으로 멘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장년 일자리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어린이 식당' 조성 사업도 그의 주요 공약이다. 천 후보는 “주말에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과 복지카드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 주변에 식당을 운영하고 이곳에서 중년 세대에게 일자리를 제공해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밖에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다함께 돌봄센터 확대 △신중년 사업단 △노인돌봄 정책 강화 등을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천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현장이 답이라는 생각으로 늘 현장을 다녔고 구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하고, 여성 구청장의 세심함으로 지역 현안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안을 화목하게 만드는 맏며느리처럼 지역 화합을 이끌고, 주민 여러분들에게 충성하는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