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격전지-충북] 바람? 조직? 김영환·노영민 '신구권력 대결'

지지 유동적인 지역 특성에 판세 안갯속 尹의 남자 vs 文의 남자 맞대결 대선 바람 金, 지역 기반 盧가 우세

2022-05-14     이상무 기자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좌)와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우)가 12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란히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노영민·김영환 후보 선거사무소

6·1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의 맞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은 시류에 맞춰 지지 성향이 바뀌는 유동층 지역으로, 어느 한 쪽의 우세를 장담할 수 없어 팽팽한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 후보와 노 후보 모두 후보자 등록 후 자신감을 보였다. 김 후보는 12일 기자들을 만나 “오랜 기간 정치 경험을 통해 쌓아온 인맥과 정보 등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 고향 충북발전을 위해 쏟아 붓겠다. 충북에 대한 저의 진심이 도민에게 닿아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그동안 오로지 충북을 위해 싸웠고 충북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온 사람”이라며 “‘사람과 경제가 함께 꽃피는 충북’을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충북은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현역 도지사(이시종)와 교육감(김병우)자리를 지켜왔다. 도의회 의석이 민주당 27석, 국민의힘 5석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시 · 군의회 의석도 민주당 86석, 국민의힘 43석으로 두배 많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8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5석을 얻어 국민의힘 3석 보다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지역 민심은 정권교체론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올해 3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50.67%, 이재명 후보 45.12%로 5.55%포인트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충북은 전통적으로 선거가 실시되면 전체적인 대세와 맞물리는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민주화 이후 실시한 대선에서 당선 후보를 유일하게 적중한 광역자치단체라는 기록이 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선거인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우세를 보인 영향에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였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9일부터 11일까지 충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가 48.9%, 노 후보가 37.2%로 나타났다. (응답률 5.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KBS 청주방송이 케이스탯리서치 의뢰해 8일부터 10일까지 충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48.7%, 노 후보가 39.9%로 나타났다. (응답률 14.7%~25.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3%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인물 구도로 따져보면 노 후보가 정치적 지역기반이 탄탄해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 후보는 청주 흥덕에서 2004년 이후 내리 3선을 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을 1년 11개월 역임했다.

노 후보는 비서실장 때부터 차기 행보가 충북지사로 거론됐다. 실제로도 2019년 옥천군수를 청와대로 불러 현안 간담회를 여는 등 지역 챙기기를 준비해 왔다. 노 후보가 이번 선거전에서 자신을 "충북을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김 후보의 경우 노 후보와 전체적 정치 경력 면에서는 뒤처지지 않지만 충북 연고가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그는 경기 안산에서 민주당계 정당으로 4선을 했고,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장관을 지냈다.

이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순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청주에서 태어나 괴산에서 자랐지만 대학 입학으로 상경한 이후에는 충청과 거리를 둔 행보를 보여서 지난 경선에서 경쟁한 예비후보 측의 비판을 받았다.

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이었고, 노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주중대사와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신구 권력의 대결로도 주목된다. 아울러 두 후보는 청주고와 연세대 선후배 사이에, 민주화운동을 같은 시기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2016년 전까지 민주당계 정당에서 같은 식구였기 때문에 사적으로는 친한 관계다.

김 후보는 지난 4월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낙선을 해서 고향(괴산)으로 가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 후보에게 비난이나 흑색선전으로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충북지사 선거전은 상호 비방 대신 정책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충북은 이번 지선에서 확실히 탈환해야 하는 곳"이라며 "유권자에게 새로운 4년이라는 비전을 제시해 윤석열 정부와 함께 지역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에 "퇴임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고 신임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이례적 상황이어서 단순히 정권 허니문 기간의 바람이 선거에 통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주 토박이' 노 후보의 진심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많은 도민들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