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文 금융인사들···차기 금융위원장 조건은 크립토산업 이해도?

자진 사퇴 고승범 위원장 후임 주목 디지털자산 제도화 수행할 적임자 김용범·김주현·윤창현 3人 중 누구?

2022-05-06     이상헌 기자
왼쪽부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4번째 금융수장을 지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융권에서도 인사 물갈이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전일 고 위원장 사퇴 소식을 전했다. 장 실장은 전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입기자단에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표했고 후임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먼저 산하 기관장 그룹에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잔류가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올해까지여서 윤 당선인 사람으로 물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본사 부산 이전 반대를 선언하며 자진 사퇴의 첫발을 뗏다. 이 회장 후임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물망에 오른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벌써 3명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1치관과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거론된다. 아울러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선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의원 차출설도 제기된다.

인수위원회는 새정부 국정과제로 디지털 변환기 혁신금융시스템 구축을 약속하고 이를 금융위 소관 업무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블록체인 산업을 포함한 크립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일수록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김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제1차관을 지낸 재정 전문가로서 코로나19 펜데믹 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최근 저서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데 제도가 받쳐주지 못하는 괴리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친구 사이로 잘 알려진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신산업과 구산업 간의 균형론자다. 이를 테면 여신협회장을 지내면서 빅테크보다 기존 금융업이 규제가 심한 편이니 어느 한쪽을 조정해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윤창현 의원은 새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 구상에 참여한 인사다. 윤 의원은 최근 한 컴퍼런스에서 "디지털 자산 정책의 기본 뼈대는 세워졌다"며 "다만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건 새로운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할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