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분당갑 출마, 안철수 정치인생 전환점인 이유
인천계양을 이재명과 맞대결은 피해 安 당선 시 3선, 차기 당권 노릴듯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17년 19대 대선 출마 직전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이후 5년 만에 원내 재입성을 노린다.
안 위원장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분당갑 사수에 성공한다면 3선 의원이 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도 마무리 된 상황에서 안 위원장은 3선 중진 의원으로 차기 대권을 위한 발판으로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023년 6월까지 임기다.
안 위원장은 6일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 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며 분당갑 재보선 출마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나서면서 경기도뿐 아니라 수도권 승리를 위해 제가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진정어린 요청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 경기도가 발전하고 정부와 협조가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하기로 하고, 안 위원장도 연이어 분당갑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사실상 '대선 시즌2'격으로 치러지게 된 모습이다. 애초 안 위원장과 이재명 고문이 분당갑에서 맞붙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양측 모두 낙선 시 후폭풍을 고려해 정면대결은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위원장은 '경기도와 어떤 연고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위치한 안랩 본사를 언급했다. 그는 "저는 분당갑에서 가장 먼저 사옥을 지은 것이 안랩"이라며 "처음에 안랩 경영자로 있을 때 판교의 여러가지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먼저 이곳에 사옥을 지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이뤘지만 현재 당내에는 '안철수계'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안 위원장은 여의도 입성 후 차기 대권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렸을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단일화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 하는 등 국민의힘과 협력 관계를 1년 이상 이어왔다. 당시는 국민의당 대표 신분이었지만 이번 보궐선거 출마는 처음으로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선거를 치르게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안 위원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국민의힘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보궐선거에선 단일화 필요성이 없기에 안 위원장이 오랜만에 치르는 일대일 구조의 선거가 된다. 정치인 안철수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안 위원장에 대한 당내 견제도 여전하다. 관건은 공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 위원장은 3일 마감된 국민의힘 재보선 후보 등록에 참여하지 않아 사실상 전략공천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이미 분당갑 보궐선거에는 출마를 밝힌 후보들이 있어 전략공천을 할 경우 당내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위원장을 향해 "꽃가마는 안 태워드린다"며 전략공천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6일에는 같은 지역에 출마 뜻을 밝힌 박민식 전 의원보다 내부 기준에 비춰 월등히 앞설 경우 단수공천도 가능하다며 조금 입장을 누그러뜨렸지만, 당 상황상 전략공천보다는 단수공천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같은 날 대선에 나섰던 안 위원장과 이 상임고문의 출마 선언으로 이번 선거의 몸집이 커졌다. 하지만 두 거물급 인사들이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향후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안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하게 이재명 상임고문과도 비교가 될텐데 각 당에서 안정적으로 평가 받는 지역에서 패할 경우 치명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