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양극화 고민 깊어지는 尹···강남·분당 고가행진 '딜레마'

재건축 단지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세 경기·인천 등 지방 부동산값 지속 하락 尹 인수위 안팎에서도 엇갈리는 목소리 공급 필요한 때지만 규제 완화 신중론도

2022-04-28     이상헌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값이 4주 연속 안정세를 유지하면서도, 강남과 분당의 인기 주택 가격만 상승하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윤석열 당선인 측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 발표를 보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체적으로 보합세지만 재건축이 임박한 강남 3구 중의 하나인 서초구와 1기 신도시인 분당 아파트 가격이 뛰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전체 매매가는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서울 역시 (0.00%→0.00%)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수도권(-0.01%→-0.01%), 5대 광역시(-0.03%→-0.03%) 등은 전주와 수치가 같았고, 인천(-0.01%→-0.02%)으로 이어질수록 약세가 크게 나타났다.

또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고가 주택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서초구(0.03%→0.05%)의 상승률이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부터 신고가 행진을 이어온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지난 11일 전용면적 129㎡(26층)가 64억원에 팔리며 또다시 신고가를 썼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강남구(0.03%→0.03%)는 대치·도곡동 중대형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고 신고가 거래됐다.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전용 176㎡도 2020년 6월 43억원에 비해 15억원이 뛴 58억원(7층)에 거래됐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지역개발 기대감이 큰 용산구(0.03%→0.03%)의 상승세가 지속됐다.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이 오르는 동안 수도권 외곽 집값은 하락했다. 인천은 전체적으론 13주째 약세를 보였다. 인천 서구는 0.08% 하락했고 연수구와 동구도 구축 위주로 각각 0.04%, 0.03% 내렸다. 경기 역시 성남 분당구(0.05%)·고양 일산동구(0.04%)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1기 신도시 집값이 상승했지만, 오산(-0.14%)·화성(-0.08%)·시흥(-0.07%) 등이 하락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는 주택 보유자를 '투기수요'로 보고 무주택자만을 '실수요'로 간주해온 이분법적 다주택 규제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에 즉각 규제 완화 신호를 주는 것도 정책 당국으로선 부담이다.

이렇다보니 윤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국무총리·장관 내정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최근 인수위 안팎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자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TF팀장은 "당선인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조속한 정비사업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윤 당선인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강남 3구와 1기 신도시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한꺼번에 일어나면 전세물량이 몰려들며 서민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공급을 늘리는 것이 집값 안정을 위한 당연한 조치지만 접근 방법은 순차적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