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코로나19에도 20대는 왜 SNS에서 행복할까?

[청년이 본 세상] SNS에선 '항상' 다양한 행복한 모습 보여주기식·과시욕이 만든 결과물

2022-04-26     장수빈 국민대 중국학부 학생
여성경제신문은 국민대학교 '뉴스문장실습 수업'(담당 허만섭 교수)과 함께 2022년 연중기획으로 '청년이 본 세상', 일명 '청세' 코너를 운영합니다. 청년의 눈으로 본, 그들이 겪은 다양한 사회 현상을 그들의 글로 담아내겠습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20대들은 SNS에 이상적인 모습을 올리려는 경향이 강하다. /픽사베이

취업준비생 윤모 씨(여·22·서울 잠원동)는 “인스타그램에 음식, 술자리, 다녀온 유명 카페 등의 사진들을 올리면서 행복하다고 게시물을 올려요”라고 했다.

부산 B대 치의학과 재학생 김모 씨(23)는 “인스타그램에는 스스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주로 올리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요즘 2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이다. 이들의 SNS 게시물에는 대부분 행복한 모습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김씨의 말처럼 20대들은 현재 자신의 감정과 전혀 상관없이 예쁜 장소 사진, 예쁜 음식 사진,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모습들 등을 SNS 게시물로 올린다고 한다. 20대들은 왜 SNS에 행복한 모습을 올리는 걸까? 필자가 만난 20대들은 “SNS는 제2의 자기 모습이다”라고 답했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K대 재학생 김모 씨(여·23·서울 개봉동)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전 남자친구가 군인입니다. 사람들은 남자친구가 군인이라고 힘들겠다고 자꾸 말해요. 그래서 오히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괜히 어필하고 싶어서 남자친구가 사소하게 잘해준 부분들을 과장해서 올린 적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휴학생 정모 씨(여·23·서울 돈암동) 역시 “피드는 공개적이다 보니 좋은 모습만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이런 제 모습을 보고 남들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에 치중되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해요”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속 '행복 사진'? 20대 돈벌이 수단

인스타그램 같은 SNS 내에서 20대의 보여주기식·과시로 드러내고 싶은 행복감은 비단 국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도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고 있어 과한 포토샵의 사진들을 SNS에 올린다.

심리학자이자 유명 블로거 스테이시 리는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현실적이지 않은 조작된 모습들을 노출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스테이시 리는 “자신의 포토샵 전·후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남의 시선에 잘 보이는 것에 중심을 두지 말고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라고 했다.

돈벌이 수단으로 '행복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 20대는 “유튜브에서는 본인 영상에 협찬광고를 많이 드러내며 과시하는 행동이 행복한 척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모습들로 가득한 영상만을 찍고 편집해서 올린다"며 "조회수와 좋아요 수를 늘려 돈을 많이 버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과 주고받은 카톡, 카톡을 주고받은 당일 SNS에 행복하다고 글을 올린 김** /장수빈

20대들이 SNS에서 '행복한 척'을 하는 이유에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경쟁심리도 있다고 한다. 취업준비생 강모 씨(여·23·경기도 중앙동)의 말이다.

“남들의 우울한 사진을 보면 저도 기분이 안 좋아져요. 사람들은 남들처럼 본인도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을 알리려고 해요. 이렇게 홀로 암묵적 경쟁심리가 생겨서 행복한 사진만을 더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C대 재학생 추모 씨(23·순천 연향동)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에도 여전한 SNS 게시물 수”

코로나19 시기에도 과연 SNS 속에서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들로 가득할까? 코로나19 시기에도 SNS의 업로드 상황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대 사람들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과는 다를 바 없이 행복한 모습들을 SNS에 게시물로 올린다”고 했다.

국민대 재학생 김모 씨(여·22·경기도 동백동)는 “오히려 게시물이 더 늘어났어요. 꼭 밖에서 노는 사진뿐만 아니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유행하는 놀이 (달고나 커피 만들기, 심리테스트)처럼 집에서 시간 보내는 모습이 많이 올라왔어요. 코로나19에도 집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S대 휴학생 장모 씨(21·순천 연향동)는 “행복을 찾는 시선이 달라졌기에 사람들은 가까이에서도 행복을 찾아내 게시물을 올려요”라고 했다.

일부 20대들은 SNS에 '억지 행복 사진'을 게시물로 올리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거짓된 모습을 자주 올리다 보면 그런 거짓을 보여주는 '특정 인물'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20대는 “SNS는 나를 보여주는 또 다른 제2의 모습이다. 하지만 20대들은 SNS 상에 본인의 진실한 모습보다는 거짓된 모습을 게시물로 올린다. 거짓된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거짓이 드러났을 때 부작용이 상당하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시물로 소통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