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선] '비리 적발' 사립유치원 전 이사장, 울주군수 출마 논란
울산 울주군 소재 H유치원, 예산 사적사용 등 주의·경고 13건 국민의힘 울주군수 예비후보 A씨, 비리 유치원 이사장 재직 논란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울산 울주군수에 출마한 A 예비후보 측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부정운영으로 교육당국에 수차례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에선 부정운영으로 적발된 유치원에 이사장을 지낸 A 예비후보가 울주군수로서 군 행정을 이끌 자질이 있는지 논란이다. A 예비후보 측은 "적발된 지적사항을 성실히 이행했다"며 논란 확산에 선을 그었다.
18일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에 등재된 'H유치원 종합감사결과 및 처분내용'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에 있는 H유치원은 2018년 8건, 2021년 5건 등 총 13건의 주의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H유치원은 A 예비후보가 전직 이사장을, A 예비후보의 부인 B씨가 현재 이사장과 원장을 맡고 있다. A 예비후보는 과거 이사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울주군수로 나선 A 예비후보 이사장 재직으로 보이는 시기 교육당국 감사에서 회계 부정 관련 지적사항이 다수 적발됐다는 점이다.
H유치원이 울산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된 내용을 살펴보면 2018년의 경우 적발된 8건 중 5건이 예산 사적사용, 회계처리 부적정 같은 예산회계와 관련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이 유치원은 교육비 통장에서 유치원연구원회비와 재산세 납부 등 개인 목적으로 877만여원을 부적정하게 집행했다. 사립학교법,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 지방세법 등을 위반한 것이다.
또 2013년 4월부터 운영위원회 심의 및 교육지원청 승인없이 노후 건물 보수 명목으로 보험상품(계약기간 10년)에 가입해 적립금을 적립했으며,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적립금 1690만원을 중도인출해 적립목적(노후시설물 유지)에 맞지 않게 통원차량 대금과 직원 퇴직금 등으로 유용했다.
이 유치원은 경쟁입찰(2000만원)해야 할 계약을 1인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고, 물품 구입과 용역 계약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고 대금을 지급하거나 교육청 보조금 예산집행을 다르게 하는 등의 예산·회계 부적정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관리직원 4명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교직원 8명은 4대보험 가입 신고를 하지 않았다. 교직원 6명에 대해서는 소득세 등 세금을 납부하지 않기도 했다. 이 유치원은 유치원의 회계 투명화로 비리를 방지하기 위한 '유치원 3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예산·회계 부적정으로 경고 처분을 받았다.
유치원 세출예산은 목적외에 사용하지 못하는데도 유치원 운영과 직접 관련이 없는 통학차량 신호위반 과태료와 정기검사 지연 과태료 등을 부적정하게 집행했다.
특히 앞선 종합감사에서 주의 처분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물품 구입 관련 거래명세서와 세금계산서 등 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고 지출했다.
공사 집행 업무 부적정도 적발됐다. 시설공사를 집행하면서 선금급 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선금을 지급하고, 전문건설업(면허) 미등록 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전등 설치 전기공사는 전기공사업 면허가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준공검사를 소홀히 해 공사대금을 과다 지급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울산지역 학부모는 "H유치원 사례는 사립유치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점을 방증한다"면서 "이제 아이들을 담보로 학부모를 속이고 국가보조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부가 함께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면서 기본적인 사항조차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 과연 울주군의 행정과 예산집행을 맡길 수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예비후보는 본지에 “2년여 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며, 감사결과에 대한 것은 (해당 유치원) 원장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현재 이 유치원 이사장과 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A 예비후보의 부인 B씨는 본지에 "감사 결과에 따른 지적사항에 대해 성실히 이행했다"고 답했다.
이어 "A 예비후보의 이사장 사퇴는 더 과거에 이뤄졌고 2015년부터 자료에 이사장으로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