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법무장관 한동훈 등 내정… 안철수계 배제 논란
통일 권영세·외교 박진 등 '최측근' 인선에 민주 "검찰 공화국 선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명하는 등 '파격 인선'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구상한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는 없었다. 일각에서는 측근 위주의 인선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윤 당선인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이, 통일부 장관 후보에는 권영세 의원이, 외교부 장관 후보에는 박진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명됐다.
또 행정안전부 장관에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 후보에는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에는 조승환 전 해양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는 이영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당초 당선인과 인수위는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해 현역 의원의 장관 등용은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세웠지만, 숫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날까지 인선을 종합하면 추경호(기획재정부)·권영세(통일부)·박진(외교부)·이영(중기부) 등 4명이 입각행에 올랐다.
특히 권 의원의 경우는 최근까지 통일부 장관직을 고사하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동문에 검찰 출신이라는 인연을 기반으로 함께 대선을 치르면서 최측근으로 통한다.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한 부원장은 서울대 법대(사법연수원 27기) 졸업 후 검찰 내 '특수통'으로 활동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 된 후에는 최연소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장을 지냈다. 지난 6일 '채널A 사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7일 만에 검찰 최고위직 후보자로 초고속 내정된 것이다.
윤 당선인은 '파격 인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후보자는 수사와 재판 같은 법집행 분야뿐 아니라 법무행정, 검찰에서의 여러 가지 기획 업무 등을 통해 법무 행정을 담당할 최적임자라고 판단했고, 절대 파격인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선 강하게 반발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그야말로 검찰 공화국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검찰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강욱 의원은 "검찰 정상화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윤석열 다운 방식을 택한 묘수. 역시 최대 공로자 답다"고 비꼬았고, 정청래 의원도 관련 보도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경악. 믿어지지 않는다. 한동훈 윗 기수들 다 나가란 뜻?"이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아울러 이날 인선에는 당초 기대됐던 안철수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은 포함되지 못했다.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배제됐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물망에 올랐던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앞서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도 1차 인선에서 제외되고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12일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공동정부라는 구상은 사실상 오늘부로 끝난 것 아니냐"며 "유럽에서 연정도 그렇고 과거 DJP 연합 때도 일단 내각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데, 당선인 측은 아니라고 하지만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실무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간 갈등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반영됐는지' 묻는 질문에 "공동 국정운영이나 기본 기조에서 본 후보들이 다 테이블에 올라와서 검토가 됐다"며 "중장기적으로 추가적인 국정과 관련된 직책 인선에서 안철수 위원장과의 공동 국정운영이 반영되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나머지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 인선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