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나 혼자’ 논다… 대학생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청년이 본 세상] “따분한 집콕 NO! 새로운 취미 YES!”
| 여성경제신문은 국민대학교 '뉴스문장실습 수업'(담당 허만섭 교수)과 함께 2022년 연중기획으로 '청년이 본 세상', 일명 '청세' 코너를 운영합니다. 청년의 눈으로 본, 그들이 겪은 다양한 사회 현상을 그들의 글로 담아내겠습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
국민대 중국학부 재학생 김모 씨(여·21)는 온라인 수업을 듣기 전 마실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김씨는 매일 정성 들여 만든 커피와 각종 음료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일명 ‘홈카페그램’을 운영한다. 장소는 집이지만 예쁜 컵에 음료를 담아 마치 감성 카페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차가운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에는 드립 커피를 내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가끔 달달한 게 당길 때에는 직접 담근 레몬청에 탄산수를 더해 수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마신다. 김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카페에 가는 것이 꺼려져 믹스 커피나 편의점에서 팩으로 파는 커피 음료를 자주 마셨다”며 “지금은 손수 음료를 만들어 먹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카페그램·수제 커피·홈트레이닝·홈PC방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대학생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돼 집에서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으며 자기 개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서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홈카페’, 헬스장 대신 운동 영상을 보며 운동하는 ‘홈트레이닝’, PC방에 가지 않고 집에서 게임을 하는 ‘홈PC방’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필자는 ‘대학생의 집 생활’을 살펴보기 위해 일주일 동안 구글 설문조사를 활용해 온라인(비대면) 강의를 듣고 있는 20~27세 남녀 대학생을 취재했다. 조사 대상자들에게 온라인으로 구글 설문조사 링크를 보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는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는지, 그 시간 동안은 무얼 하는지 등을 질문했고, 모두 30명이 답을 보내왔다.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일부는 직접 인터뷰했다.
우선 설문조사에 30명 중 80%가 현재 온라인(비대면) 강의를 듣고 있다고 답했다. 90% 이상은 대면 강의를 할 때와 비교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개인 활동 시간도 증가했다고 했다.
박모 씨(24·대진대 경영학과)는 “학과의 특성상 팀플이 많이 있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어서 팀원들을 직접 만나서 활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온라인 강의로 인해 카카오톡만으로도 활동을 할 수 있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최모 씨(여·23·상명대 인문계열)는 "코로나19 초반에는 학교와 아르바이트에 가지 못해 무료하다고 느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이 여유로움을 즐기다 보니 이제는 이전에 바빴던 일상이 전부 꿈만 같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라면 그럴 자신이 없다. 잠만 자던 집은 이제 나의 힐링 공간이 됐다"고 했다.
늘어난 자기개발 기회… 코로나19의 '반전'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 씨(남·22)는 집에서 주로 ‘홈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원래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으나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에 가는 것이 꺼려져서 집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코로나19 이전엔 집에서 하는 운동은 헬스장에서 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유튜브에 많이 올라오는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고 따라 해봤는데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좋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홈트레이닝을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씨는 “집에서 운동을 하니 편하고 원할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어서 자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S대 2학년 이모 씨(여·24·경기 고양시)는 "예전에는 바깥 활동이 잦아서 옷 구매 비용이나 식사 비용이 많이 필요했다. 지금은 외출을 자제하느라 여러 비용을 많이 절약했고 그 돈으로 하고 싶었던 주식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K대에 재학 중인 송모 씨(여·22)는 요즘 ‘홈PC방’을 즐긴다고 한다. 송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PC방에 밥 먹듯이 가서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PC방의 출입이 꺼려졌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집에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PC방에서 게임을 할 때는 각종 혜택이 있었는데 집에서 할 때는 그런 것들을 받을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송씨는 “그래도 집이라는 편한 공간에서 시간 상관없이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집콕 생활
글로벌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지난 7일 올해 한국인 이용자들이 영상을 올리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해시태그가 바로 ‘#집콕생활’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이 15만개 이상이었고 누적 조회 수도 1억 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를 끈 영상은 주로 요리와 관련된 게 많았으며 일명 ‘다꾸’라고 불리는 다이어리 꾸미기, 보석 십자수 등 취미 콘텐츠도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