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세] 컴플레인제, 알바생 '협박 무기' 되다

[청년이 본 세상] 알바생, 손님·점주·본사 눈치 '삼중고' 프랜차이즈 알바생 문제 아닌 경우 '수두룩'

2022-04-01     송채영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학생
여성경제신문은 국민대학교 '뉴스문장실습 수업'(담당 허만섭 교수)과 함께 2022년 연중기획으로 '청년이 본 세상', 일명 '청세' 코너를 운영합니다. 청년의 눈으로 본, 그들이 겪은 다양한 사회 현상을 그들의 글로 담아내겠습니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프랜차이즈 카페 컴플레인제를 겪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네이버 블로그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대학생 이모 씨(22·강원대)는 최근 본사로부터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아르바이트생의 폭력적 행동’에 대해 고객에게 컴플레인이 들어왔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이씨는 황당하면서 억울했다고 한다.

이씨가 전한 사연은 이렇다. 한 고객이 아르바이트생들 간의 수다가 시끄럽고 고객을 째려봤다며 컴플레인을 했고 이에 대해 그 고객에게 연거푸 사과를 했다. 그런데도 해당 고객은 아르바이트생이 폭력적 행동을 했다며 자세한 상황 설명 없이 컴플레인을 했다고 한다. 본점 규정상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무조건 해당 가맹점에 알리고 경고를 해야 한다. 본사 직원은 규정에 따라 해당 가맹점으로 사건 경위 조사를 두 차례 진행했다. 이후 해당 가맹점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의 단체 톡방에서 컴플레인이 걸린 아르바이트생을 거론하며 모두에게 주의를 시켰다.

이씨는 이 사건과 관련 “격양된 목소리로 컴플레인과 폭언을 하는 손님을 대하면서 힘들었는데 과도하게 부풀린 거짓된 컴플레인이 본사에 걸리면서 제가 너무 죄인이 된 것만 같았어요. 점주·본사·직장 동료로부터 눈치가 보이면서 마음 고생이 더 심했어요”라고 토로했다.

알바생 사과에도 본사에 컴플레인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패널2007 9차(2015) 조사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장소로는 ‘음식 서비스 관련’이 24%로 가장 높다. 특히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을 많이 뽑는다. 서비스 업무 특성상 컴플레인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주의는 결국 알바생에게 이중 압박이 된다. 이 문제에 대해 프랜차이즈 카페 본사·가맹점·알바생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취재했다.

3년차 프랜차이즈 E사 카페 알바생 고모 씨(26·한양여대)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본사로부터 내려온 운영규정이 존재한다. 그런데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고씨는 “몇몇 손님은 저희에게 따진 후에도 본사에 알바생이 불친절하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본부 직원이 오면 설명하고 오해를 푼다고 하더라도 저희 매장이 컴플레인이 걸렸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 사실만으로도 점주에게 괜히 미안해진다”라고 했다. 그는 가맹점 점주로부터 모든 동료가 있는 앞에서 주의를 듣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2년차 프랜차이즈 B사 카페 알바생 윤모 씨(21·백석예대)는 “손님의 질 좋은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우리 매장 개선을 위해 하는 컴플레인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왜 안되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는데도 갑자기 사진을 찍어서 '알바생이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태도가 부족하다' 이렇게 본사에 올리면 알바생들이 굉장히 곤란해진다”라고 했다. 이후 윤씨 역시 매장 단체 대화방에서 이 문제가 공론화됐고, 자신 때문에 직원 전체가 연대 책임을 받은 것 같다며 한동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브랜드 평판이 생명인 프랜차이즈 카페는 소위 '블랙컨슈머' 횡포로 인한 알바생들의 고충을 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고객 중심의 문제 해결이라는 정책을 갖고 있어 알바생들의 억울함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본사 “지점에 서비스 지적할 수밖에”

E사 본사 직원 김씨는 “컴플레인이 일단 들어오면 바로 사건 조사에 나서야 한다. 대부분 알바생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손님이 원하는 것은 ‘주의를 했다’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 말이다. 그러니 해당 지점에 서비스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H사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J씨는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을 보면서 이 친구가 컴플레인을 받을 만한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가맹점은 본사에서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컴플레인 받은 매장이라는 것 자체가 본사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바생 전원에게 주의를 한번 더 시키는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컴플레인은 꺼려지게 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1년차 프랜차이즈 C사 카페 알바생 조모 씨(23·강원대)는 컴플레인 제도에 대해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이 갖는 미지의 숙제”라며 “부당한 컴플레인을 건 손님에게 본사도, 매장도, 알바생 그 누구도 눈치 보지 않는 작업 환경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M사 카페 알바생 이모 씨(23·동국대)는 “컴플레인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블랙컨슈머에게는 따끔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손님이 직원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개선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