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조현범 단독 회장 체제로···형제의 난 마감
핵심 브랜드 '한국'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장남 조현범 독자 사업 진출로 그룹에서 분리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조현범 단독 회장 체제를 공식 완성했다. 장남 조현식 고문이 등기이사 직위를 내려놓으면서 형제의 난이 마감됐다. 또 조현범 회장 측 인사가 이사회의 빈 자리에 새로 합류했다.
한국앤컴퍼니는 30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명단에서 제외된 조현식 고문의 공석은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경영총괄 사장이 채웠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와 대주주 3% 제한룰을 활용해 이른바 왕자의 난을 벌였던 조현식 고문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조 고문은 지난달 24일 입장문을 내고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모시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며 "이후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조 고문의 이같은 발언과 달리 이한상 교수가 감사위원이 된 시점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다. 이어 6월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면서 3세간 갈등이 증폭됐다.
당시 조 고문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부친에 대한 성년 후견 신청을 냈다. 성년 후견이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된 자를 위해 법적 후견인을 두는 제도로 조양래 회장의 경영 판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해당 법적 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주주행동주의 행보 강화를 위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경영권 분쟁에서 박철완 전 상무의 법률 대리인인 KL파트너스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정하는 등 공격 태세를 취하는 듯했다. 그러던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 때부터 변화 조짐이 보였다. 조 고문은 갑작스레 부회장 직함을 떼고 그룹 고문으로 물러났다. 또 이번 주총을 계기로 등기이사 자리까지 내놓았다.
한국타이어그룹 안팎에선 앞으로 조현식 고문이 자신이 설립한 독자 법인을 이끄는 데 집중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그는 지난해 4월 엠더블유홀딩, 6월 엠더블유앤컴퍼니라는 회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두 회사 모두 벤처자금을 빌려주고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벤처캐피탈 성격의 금융사다.
단독 수장 자리에 올라선 조현범 회장은 "그룹 핵심 브랜드인 '한국(Hankook)'을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론칭해 업계 최초로 전기차 타이어 풀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날 주총에선 이밖에도 △박종호 사장 기타비상무이사 신규 선임 △박재완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통과돼 조현범 회장 측 인사가 이사회 공석을 채웠다. 아울러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