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행' 김동연, 서울·경기 출마설에… 與 '시스템 공천' 바꿀까
새로운물결-더불어민주당 29일 합당 추진 金 "이번 주 내로 출마 여부 등 결정할 것" 경기지사 후보 조정식·안민석 등 견제 본격화
새로운물결이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한다. 제3지대에 있던 새로운물결이 거대 양당 중 하나인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식의 합당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김동연 대표는 향후 '민주당 후보'로 6.1 지방선거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주 내로 지방선거 출마 여부 등을 밝히겠다는 김 대표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분출되는 모습이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교체 완수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민주당과 함께 혁신을 하려 한다"며 합당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오늘 저와 새로운물결은 정치교체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는다.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어제(28일) 제안한 '정치교체를 위한 정치개혁 추진기구' 구성과 합당을 수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합류' 김동연, 서울시장? 경기지사?
현재 김 대표의 출마 예상지로는 서울과 경기가 꼽힌다. 고향인 충북도 거론됐지만 수도권 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송영길 전 대표 등 중진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부적절한다는 지적이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김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나오는 이유다.
김 대표는 24일 "충북은 제 고향이어서 애착이 가는 곳이지만 조금 더 큰 물에서 정치교체가 되는 발전을 위해 임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김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면 다음달 2일까지 주소지를 출마 예정지로 이전해야 한다.
문제는 민주당 내 경기도지사 경선구도가 이미 치열하다는 점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거나 예고한 후보는 3명이다. 21일에는 3선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28일에는 5선의 조정식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31일에는 안민석 의원(5선)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 대표가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당내 경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후보는 통상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여론조사 50%)으로 선출하지만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국민경선(여론조사 100%) 등 다른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민주당 내 조직이 취약한 김 대표로서는 이미 당내 지지 기반이 있는 다른 주자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아 비대위에서 경선룰 변경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다른 주자들은 경선룰 변경 가능성을 일축하며 '김동연 카드' 견제에 나서고 있다.
'김동연 카드'에 당내 반발 확산
조정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이해찬 (전) 대표 때부터 시스템 공천이 장착돼 있다"면서 "지금 경선룰을 바꾼다는 것은 자칫하면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임의적인 변경으로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김동연 대표의 당내 기반이 많이 약하기에 이런 이야기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그 자체를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만약에 그렇다면 (김 대표가) 다른 길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도 김 대표의 합당 선언에 "환영한다"면서도 "김 대표가 서울·경기·충청도 출마설이 나온다. 빨리 결정하시라"고 했다. 그는 전날 "김 대표 경쟁력은 물안개처럼 보인다. 김동연이 문재인과 이재명을 온 몸으로 지키려 할까. 물안개가 걷히면 허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하기로) 결정하게 되면 이런저런 사소한 조건을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아주 쿨하게 있는 상황에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민주당 내에서는 김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마음을 굳혀 교통정리를 해주기 바라는 사람도 많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