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할 때' 차별 많이 느껴...여성기업 실태조사 발표

중기부, 2021년 여성기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여성 차별 경험...기술기반 업종 창업 증가추세 차기정부, 경력단절 여성 정부지원 계획 수립해야

2022-03-22     김현우 기자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여성경제인의 사회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그런데 남성 직원과의 업무 시 차별 경험과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정부 지원 미흡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 픽사베이

"다른 기업과 거래할 때 차별 많이 느낀다."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기업인으로서 '다른 기업과 거래할 때' 여성으로서의 차별을 가장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만으로 구성된 '여성기업' 비율도 절반 가까이로 늘어나면서 여성기업인에 대한 정부 대책 다양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여성경제신문이 중소기업벤처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2021 여성기업 실태조사'를 분석했다. 여성기업 실태조사는 통계청 2019년 기준 전국사업체조사 중 매출액 5억원 이상의 법인을 대상으로 3000개 기업을 표본으로 정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 자료를 보면 설문에 응한 여성 기업인 61.6%가 '다른 기업과의 거래 시' 상대적인 차별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A씨는 "타 기업과 거래할 때 남자 동기와 함께 미팅을 나갔다"라며 "그런데 이후 거래 건과 관련한 연락은 남자 직원과 하더라"며 차별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A씨는 "거래 관련 미팅을 나가면 술자리가 생길 수 있다"라며 "남성 직원이 대부분인 사회 특성 상 남성 입장에서 대응하기 편한 성별과 업무를 보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여성기업인이 느끼는 '남성 대비 여성으로서 불리한 분야는?'라는 질문에도 49.8%가 '남성 위주의 네트워크 운영으로 여성의 참여 제한'이라고 답했다. 앞서 '여성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58.4%로 가장 높았다. 

특히 영업직으로 불리는 판매, 마케팅 분야에서 '애로사항이 있다'고 답한 여성 비율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으로써 경영 활동별 애로사항 여부(단위 : %) /통계청, 중기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성추행 등 관련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남성 직장인들의 선입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만, 여성직원 또한 소극적인 태도 혹은 '여성이니까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등의 고정관념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점은, 사전에 각 회사별로 직원들에 대한 성 차별 관련 교육을 통해 기존 고정관념을 깨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이 남성보다 잘 하는 것이 있을 것, 또한 남성이라고 해서 모든 방면에서 여성보다 뛰어난 것도 아니다. 차별 없이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 자리잡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남성 대비 여성기업인으로서 강점에 대해서는 '리더십'이라고 답한 비율이 1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섬세함, 기획력, 책임감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기업인의 남성 대비 약점으로는 혁신성, 도전적 정신, 외부 네트워킹 순으로 답변했다. 

남성 대비 여성기업인이 느끼는 불리한 분야(단위:%) /통계청, 중기부

여성의 사회 참여율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조사 시작 년도인 2019년 기준 여성기업은 전체기업의 40.2%인 것으로 조사됐다. 277만개로 2018년 대비 4.4%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도매·소매업(26.3%), 부동산업(22.5%), 숙박·음식업(17.8%)이 전체의 66.6%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여성기업 고용인력은 497만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23.6%다. 여성기업의 여성고용비율(69.3%)은 남성기업 여성고용(30.6%)의 2.3배 수준이다.

아울러 기술기반 업종에서도 여성 CEO 창업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창업은 지난해 기준 66만개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1% 늘었고 특히 기술기반 업종 여성창업이 남성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2021년 여성 창업 연평균 증가율이 여성은 7.6%, 남성은 3.0%이다. 기술기반 업종이란 제조업과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융합한 업종을 말한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에는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사업지원서비스, 교육서비스, 보건·사회복지, 창작·예술·여가서비스 등이 있다.

한편 일각에선 차기 정부가 경력 단절여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 및 결혼 등으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된 여성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력단절의 원인을 육아로 꼽은 여성의 비율은 지난 2016년 30%에서 지난해 43.2%로 늘어났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에 대해 근무지 위주로 보육 시설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어린이집 등이 거주지 중심으로 배정이 돼 외곽 지역에 살며 도심에 와서 일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정작 맡기기 어렵다는 걸 지적했다.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여성경제신문에 "기업이 뭉쳐 있는 강남이나 가산디지털단지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30개씩만 있어도 여성들이 나와서 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새 정부가 주요 지역별 아동돌봄센터 도입 같은 제도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