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수사 지적' 교수도 품었다… 尹인수위 키워드는 능력·전문성
분과위원 14명 중 교수 6명·관료 출신 3명 안철수·김한길·박주선 총리 후보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인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통상 인수위 주요 인사들이 청와대와 내각에 입성해 온 만큼 이들이 차기 권력에 핵심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총 24명 위원 중 20명이 완료된 이번 인사를 보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보다는 관료와 전문가 그룹을 중용한 것이 특징적이다. 20명 중 지도부 6명을 제외한 14명 분과에 관료와 학자 출신이 9명에 이른다. 대부분 윤 당선인과 개인적 인연보다는 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한 인사라는 평가다.
경제1분과 최상목 간사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30여 년간 기재부에서 근무한 정통 엘리트 경제 관료다. 거시경제·금융 분야의 핵심을 거친 '경제통'이라는 평을 듣는다.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는 외교부 차관 출신이다. 30여 년간 외교 분야에서 활동한 국제정치 전문가로, 선대본부에서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아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정책 공약과 대외 일정 등을 총괄했다. 해당 분과 위원에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차장이 합류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인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며 국민의힘이 접촉했던 인물이다. 행정학 분야 전문가로서 행정학회장·유엔 전문가위원회 공공위원을 지냈다.
기획조정분과 위원인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때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회계 전문가로서 수사에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16일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인 첫 우주선 탑승자로 선정됐던 고산 씨가 과학기술교육분과에, 백경란 성균관의대 교수가 사회복지문화 분과에 위원으로 내정됐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추천으로 이뤄진 인사다.
고씨는 2007년 9월 한국인 최초 우주인 최종후보 2인에 선정됐던 인물이다. 현재는 기술 아이디어와 제조업체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벤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백경란 성균관의대 교수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인수위 인사를 두고 정치나 지역색 보다는 능력을 보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문성 위주로 기용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기본 기조로 강조되고 있다"며 "다만 오·서·남(50대, 서울대 출신, 남성)이라든가 친이계 포진 등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는 걸 보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에서 국무총리와 장관 등 내각에 중용되는 인사들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위원장을 비롯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등이 총리 후보군에 오른다.
안 위원장은 이번 대선 때 윤 당선인과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던 만큼 안 위원장이 인수위에서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를 설정하고, 총리로 직행해 이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일각에선 안랩 최대주주인 안 위원장의 수천억대 주식 백지신탁이 입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총리 직행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통합에 방점을 두고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할 명분이 적은 호남이나 민주당 출신 정치인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수도 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나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다.
노무현 정부 인사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