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경기지사는 대통령 안된다?… 대선 징크스 5가지, 李·尹 깰까

이재명, 경기지사 출신·당명 미변경 실패론 윤석열, 10년 주기 정권교체론·서울 법대 실패론 대형 사고 나면 승리, 李·尹 모두 직간접 영향

2022-03-08     이상무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역대 선거에 나왔던 징크스가 박빙 구도인 이번에도 적용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1987년 민주화 대선 이후 연속적으로 나타난 현상들이 하나의 공식으로 굳어졌다는 정설이 통한다. 국무총리 불가론 같은 게 대표적이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도 이낙연·정세균·황교안 전 총리가 모두 각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정치권에선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적용되는 '여의도 징크스'를 크게 네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①경기도지사 대권 실패론

우선 '경기도지사 대권 실패론'이다. 여야 경기지사 출신들은 잠룡으로 떠올랐지만 실제로는 모두 패했다. 이인제·손학규·남경필·김문수 전 지사가 해당한다.

이재명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4일 경기도 남양주 유세에서 "누가 그랬다. 경기도지사는 대권가도의 무덤이라고"라며 "왜 경기도가 무덤인가. 본인들이 부족한 것이지. 농부가 밭을 탓해서 되겠냐. 똑같은 밭이라도 하기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②당명 변경해야 승리?

'당명을 바꾸지 않고 연속적으로 대선에 승리한 당이 없다'는 '여의도 법칙'도 있다. 민주정의당은 민주자유당으로 개명한 뒤인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을 배출했고, 새정치국민회의는 새천년민주당으로 개명한 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했다. 한나라당도 2012년 새누리당으로 개명을 하고 나서야 대선에서 이긴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17년 이후 당명을 바꾸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에겐 '부정적 징크스'로 읽힐 수 있다.

③피습·사망… 대형 사고나면 승리한다?

하지만 이 후보에게 긍정적 징크스도 있다. 7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이다. 선거 직전 당 대표가 위중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 일종의 '액땜'으로 작용한다는 속설이다.

과거 사례가 있다. 2006년 5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방선거 11일 전 괴한에게 커터칼로 얼굴을 피습당했다. 당시 박 대표가 병원에서 깨어나 "대전은요?"라고 했다는 말이 유명해졌고, 박빙이었던 대전시장 결과는 한나라당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는 정치인 개인에게는 불행이지만 동정표가 몰려 판세가 유리해지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2년 대선 유세 기간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고(故) 이춘상 보좌관이 교통사고로 사망해 장례식이 열린 적이 있다. 2017년엔 문재인 후보 유세차와 충돌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문 후보는 고인 빈소에 조문했다. 두 대선 모두 장례를 치른 후보의 승리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2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유세 차량에서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해 장례식이 열렸다. 그러자 여의도 정가에서는 '결국 안 후보가 대선 판도를 뒤집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후보는 3일 단일화 선언 후 사퇴해 직접적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다만 단일화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승리한다면 장례의 영향이 간접적이나마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④10년 주기 정권교체론

윤 후보가 극복해야 할 징크스는 '10년 주기 정권교체론'이다. 이는 2자로 끝나는 년도엔 정권 재창출이 되고, 7자로 끝나는 년도에 정권교체가 됐다는 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

민주화 이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는 전 정권이 2번씩 10년을 해야만 교체가 됐다. 만약 이번에 정권교체가 된다면 5년만에 교체되는 신기록으로, 그 당사자가 윤 후보가 될지 주목된다.

⑤서울 법대 불가론

윤 후보는 엘리트로 꼽히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인데, 역대 대통령 중 동문은 없다. 여의도에서는 서울 법대 출신이 주류이지만 정작 대권 후보로 나섰던 이회창·이인제 후보는 모두 낙선했다. 원희룡 전 지사·이낙연 전 총리도 지난해 경선에서 낙선했다.

한편 유력 주자인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당선 시 일단 한 가지 징크스는 깰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선 모두 국회의원 출신들이 당선됐는데, 두 후보 모두 0선 정치인이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가 '안경 낀 사람은 안 된다'는 징크스를 깨기도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8일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징크스는 일종의 호사가들이 만든 이야기인데 깨지게 돼 있다"며 "한쪽이 깨면 다른 한쪽은 '이번에도 적용됐다'고 한탄할 수도 있는데, 언젠가는 깨지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