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대선에 귀해진 한 표… 투표율 유불리 셈법도 의미없다

오미크론 확산세·후보 각종 의혹에 결과는 안갯속 '반드시 투표' 86%… 사전투표율 높을 것 예상

2022-03-05     오수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3일 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대선 향배는 마지막까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야권 단일화가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늦어진 시점 등으로 예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제 마지막 남은 변수는 투표율이다. 정치 전문가들과 당 관계자들은 투표율의 높고 낮음이 누구에게 유리할지 예측불허이고, 유불리 셈법을 찾는 것도 어렵다고 했다. 결국 올해 대선은 투표장에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나와 한 표를 어디로 행사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박빙 대선이 '한 표의 가치'를 높인 셈이다.

역대 선거에서 지지층 결집은 승패의 핵심이었다. 초접전 양상을 띠는 선거일수록 '공식'이 통했다. 또다른 공식은 과거에 '청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경향성이 있어 투표율이 높으면 소위 '진보'라 분류되는 민주진영이 유리했다는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두 가지 모두가 적용되지 않는 모습이다. 

줄지 않는 오미크론 확산세, 높은 정권교체 열기,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 2030 세대 투표 경향성 변화 등은 투표율만으로 당선 가능성 예측을 어렵게 했다. 투표율 자체의 높고 낮음보다는 지지층 외 부동층 유권자를 한 명이라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 '한 표'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차재원 대구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4일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결국은 내 편을 한 명이라도 투표장으로 이끌어 오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투표율 자체는 승패에 있어 큰 의미가 없다"며 "진영의 결집에 더해 중도 무당층이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어느 쪽에 행사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공항 상주 직원과 일부 여행객들이 투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사전 투표율은 높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14대 대선 이후 19대 대선까지 평균 투표율은 74.99%다. 보통 75%를 넘기면 투표율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데, 역대 선거를 보면 사전 투표율은 점차 높아져 왔다"고 했다. 다만 "사전 투표율이 높다고 본 선거 투표율까지 높을지는 알 수 없다.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코로나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재택치료자들은 방역에 대해 불만이 높아 민주당에 악재일 수도 있고, 방역지원금 등을 받아 긍정적일 수도 있다"며 "말그대로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확진자, 자영업자 등 여러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관심 있다'는 국민이 91.6%,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 의향층은 8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2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28일 전화면접(무선 90%, 유선 10%)으로 시행한 2차 유권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관심 있다'는 응답자는 91.6%다. 역대 처음으로 온화한 날씨의 달인 3월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