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건희 "잘 보이려 경력 부풀려··· 반성하겠다"
"윤 후보 대통령돼도 아내 역할만 할 것" 허위경력 인정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잘 보이려고 경력 부풀렸다. 과거의 잘못 깊이 반성, 많이 부족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26일 오후 3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건희 씨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김건희를 욕해도 남편에 대한 마음은 지켜달라.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라며 "남편 앞에 제 허물이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본인의 허위경력에 대해 인정했다. 앞서 그는 과거 서일대 시간강사를 지원하면서 이력 사항에 ‘한림대’ 출강 이력을 적어냈다. 그런데 실제로는 4년제 한림대가 아닌 2년제 ‘한림성심대’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씨는 윤 후보의 향후 행보와 관련 '아내로써의 역할만 충실히 하겠다'며 정치권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씨는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도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씨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점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 "윤 후보도 함께 나와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당사자만 나와서 사과하는 것은 '지지율'을 고려한 행동으로 해석되기 쉽기에 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윤 후보도 함께 구체적인 설명과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 의원회관 여당 고위 관계자도 팩트경제신문에 "가족 리스크가 생기면, 항상 나오는 똑같은 '래퍼토리'같다"며 "오늘 발표한 사과문을 국민이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김건희 씨의 사과문 전문이다.
날도 추운데 많이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자신감에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없어져서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 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저 탓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때문에 남편의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