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별동대' 故김문기 성남도공 개발 1처장은 누구?
유한기 전 본부장 이어 연이은 대장동 핵심 사망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측근 당시 대장동 관련 실무 맡은 '개발 1팀' 팀장 출신 박수영 의원 "더 이상의 극단적 선택은 안돼"
유한기에 이어 김문기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의 측근들인데, 연이어 불상사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문기 성남도공 개발 1처장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유한기 전 성남도공사 개발사업본부장도 지난 10일 숨졌다.
김 처장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당시에 개발사업 1팀장 직함을 맡았다. 이 시기에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지시로 김 처장이 소속됐던 개발사업 1팀과 새로 꾸려진 전략사업팀이 대장동 관련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처장은 지난달부터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에 핵심 인물로 꼽힌 것이다.
문제는 '초과이익환수' 조항
검찰은 지난달 김 처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초과이익환수' 조항 삭제 건,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 수정 이유', '수정을 지시한 윗선 조사' 등의 경위를 추궁했다.
팩트경제신문의 대장동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의 비정상적인 수익이 가능했던 것은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도 초과이익환수 항목 삭제 건에 대한 수사에 집중한 것이다.
201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유 전 본부장은 직접 대장동 개발을 위한 자체 '전략사업팀'을 꾸렸다. 숨진 김 처장도 해당 부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시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에 협조적이었던 개발 1팀장을 맡고 있었다. 전략사업팀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 작성에 최종 관여한 실무 부서다. 해당 부서에는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 대학 후배로 알려진 김민걸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로 구성됐다. 철저히 유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구성됐다.
유 전 본부장은 전략사업팀을 통해 대장동 개발에 방해가 되는 협약·조약 등을 개발에 유리하도록 수정했다. 그런데, '개발 2팀' 문제였다. 이 부서는 전략사업팀이 추진하려는 '초과이익환수조항'을 유지하려고 했다. 당시 개발 2처장을 지냈던 이모씨 증언에 따르면, 2015년 2월, 대장동 관련 사업협약서 초안을 만들면서 유 전 본부장의 전략사업팀과 '초과이익환수조항'을 놓고 시비가 있었다고 전했다.
개발 2팀이 대장동 사업에 대한 초과이익환수조항을 추가하려 하자,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실무팀인 전략개발팀을 선두에 내세워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최종 삭제했다. 이후 실권을 쥔 유 전 본부장과 숨진 김 처장의 '개발 1팀' 등, 그의 측근으로 구성된 전략개발팀은 일명 '대장동 별동대'로 불리면서 대장동 사업에 관한 거의 모든 권한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결국 김 처장은 공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장동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정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20일 기소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지난 10일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 김 처장도 대장동 민간사업자 심사과정, 초과이익환수조항 삭제 경위 등과 관련해 검경의 조사를 받아왔다.
김 처장은 숨지기 전날인 20일 오전, 성남도공 감사실로부터 '중징계'가 의결됐다는 통보를 전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돼 어제 재판에 넘겨진 정민용 변호사에게, 지난 9월 비공개 자료를 열람하게 한 것이 징계 사유다.
성남도공 측은 "중징계 통보와 함께 형사 고발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김 처장에게 전했다"면서도 "김 처장 사망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을 맡을 당시 아파트 시공사의 영업부장을 맡기도 했다.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처장은 21일 오후 8시 30분쯤 자신의 사무실에서 쓰러져 숨져 있던 것을 퇴근하던 성남도공 직원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더 이상의 극단적인 선택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면서 "특검을 통해 (대장동 의혹)관련자들을 긴급 체포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