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게임오버] 김택진 신의한수 ‘리니지W’···그럼에도
11월 퍼블리셔 매출 1위···“2천억원 이상” 카카오게임즈 ‘오딘’ 밀어내고 왕좌 탈환 많은 버그와 밸런싱, 해결해야 할 과제 남아
엔씨(NC) 야심작 ‘리니지W’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매출은 물론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며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때 ‘위기설’까지 나돌았던 엔씨(NC)를 다시 업계 1위로 올려놓으면서 ‘신의 한 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 8일 발표한 모바일인덱스 11월 리포트에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는 11월 국내 앱마켓 퍼블리셔 매출 1위 기업에 올랐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엔씨(NC)는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합산 매출 추정치 2000억원 이상으로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넥슨,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엔씨(NC)는 매출 추정치에서 경쟁사를 압도했다. 2위인 카카오게임즈 매출 추정치가 500억원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높은 매출이다. 아이지에이웍스 측은 “엔씨(NC)가 11월 전체 앱 매출 34.3%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월 4일 글로벌 출시된 ‘리니지W’가 일등공신이다. 출시 후 일주일간 평균 일매출 120억원을 기록하면서 엔씨(NC) 부활 신호탄을 쏜 ‘리니지W’는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 4개월 간 통합 매출 순위 1위를 지켰던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3위와 4위에 오른 ‘리니지M’, ‘리니지2M’도 엔씨(NC) 매출을 견인했다.
엔씨(NC) 측도 ‘리니지W’의 이같은 성과를 인정했다. 엔씨(NC)가 공개한 ‘리니지W’ 디렉터스 프리뷰 영상에 따르면 ‘리니지W’는 글로벌 출시 후 동시접속자수 등 이용자 지표가 꾸준히 증가했다. 국가별 이용자들간 협력·경쟁 구도가 글로벌 배틀 커뮤니티 형성으로 이어졌으며, 유저 인프라와 커뮤니티 및 전투지표 등 다방면에서 역대 엔씨(NC)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리니지W’ 디렉터스 프리뷰에서 이성구 리니지 IP(지식재산권) 본부장은 “지난 25년간 엔씨(NC) 모든 게임 기록을 갈아치우며 믿어지지 않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한 달 간의 성적은 놀라움 그 자체”라는 말로 ‘리니지W’ 성과를 요약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이용자 수다. ‘리니지W’는 출시 후 계속 증가하는 동시 접속자로 인해 신규 월드를 매주 추가했다. 12월 10일 추가된 신규 월드 ‘아툰’까지 포함하면 현재 ‘리니지W’엔 총 16개 월드, 192개 서버가 운영 중이다. “이런 증가세는 기존 게임들에서 볼 수 없었다”고 말한 이 본부장은 “게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이용자 구전 효과들이 글로벌에서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을 구성하는 주 콘텐츠인 전투에 있어서도 ‘리니지W’는 타 게임은 물론, 기존 엔씨(NC) 리니지 시리즈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출시 18일 만에 ‘리니지W’에서 발생한 누적 PvP(이용자 간 대결) 수치는 1383만 9604회로, 같은 기간 ‘리니지M’에서 발생한 PvP 약 635만 6926회의 2배 이상이다. ‘리니지2’는 152만 1019번이었다. 이는 엔씨(NC)에 있어서도 중요한 분석 자료다.
이 본부장은 “이용자 레벨 상승에 따라 전투 구도도 새롭게 형성되면서 전투 강도가 더 격렬해지고 있다”며 “국가 간의 전투가 ‘리니지W’에서 많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업데이트 로드맵을 보면 장기 운영 계획도 탄탄하게 잡혀 있다. 내년 북미, 유럽, 남비 등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하는 ‘리니지W’는 신규 영지, 신규 콘텐츠, 신규 클래스를 오픈하면서 이용자를 잡아둘 계획을 세워놨다.
우선 신규 영지 ‘아덴’을 업데이트 한다. 이용자는 메인 영지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켄트성’을 무대로 첫 공성전도 공개된다. 특히 공성전은 이 본부장이 “‘리니지W’의 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콘텐츠다.
신규 클래스 ‘다크엘프’도 선보인다. 다크엘프는 근거리 암살자 컨셉에 맞춰 PvP에 특화된 신규 클래스다. 이용자는 다크엘프를 새롭게 육성하거나 기존 클래스에서 다크엘프로 전환할 수도 있다.
서버와 월드를 오가는 대규모 전투 콘텐츠도 준비됐다. 이용자는 서버 침공을 통해 혈맹 단위로 다른 서버에서도 전투를 펼칠 수 있다. 혈맹 단위를 묶는 ‘연합’ 시스템을 통해 더 큰 규모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월드 전장 ‘마법사의 연구소’는 ‘리니지W’ 기획 단계부터 월드 단위 전투 구현을 목표로 개발해 온 콘텐츠다. 이용자는 월드 내 모든 혈맹을 수용 가능한 월드 전장에서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상아탑, 오만의 탑 등의 월드 전장과 월드 거래소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템 제작 시스템도 개선할 방침이다. 최상급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획득 가능하도록 기획했다. 일부 아이템은 유료 콘텐츠를 통해서도 제작할 수 있다. 서버별로 제작 가능한 아이템 수량을 제한하고, 상위 등급 아이템 제작 시 기존 아이템을 사용하는 등 아이템 자산 가치 보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보스 몬스터의 아이템 드랍 방식 역시 공략 난이도에 따라 보상을 얻는 구조로 개편된다.
엔씨(NC)는 이처럼 ‘리니지W’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 출시 후 게임성과 과금 체계(BM)에 있어 큰 비판을 받으면서 한때 ‘위기론’까지 불거진 엔씨(NC)를 다시 왕좌에 올려놓은 주인공이 바로 ‘리니지W’이기 때문이다.
‘리니지W’ 소개 당시 김택진 엔씨(NC) 대표는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리니지의 본질인 전투, 혈맹, 희생, 명예의 가치를 담고, 24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집대성한 리니지 IP의 결정판”이라고 소개했다. 또 ‘블소2’ 출시 후 엔씨(NC)의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과금 체계 역시 ‘리니지W’에선 신경써서 수정한 모습을 보였다. ‘김택진의 마지막 리니지’라는 수식어만큼 공을 들인 ‘리니지W’가 현재 엔씨(NC)에게 있어선 ‘김택진의 신의 한 수’라는 평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게임 왕좌를 지키기 위해선 아직도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가장 큰 이슈는 게임 밸런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버그 및 타 국가와의 형평성 문제다.
특히 우편물을 중복으로 수령할 수 있는 버그는 수정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유저들의 반발을 사면서 조치가 미흡했다는 평을 받았다. 자동 사냥 방식에서도 아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나온다. 또 의뢰 게시판을 반복 수행할 수 있어 경험치를 편법으로 획득하는 방법도 문제시돼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버그 외에도,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과금 모델 역시 더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플레이 가능한 빌드가 개발 완료됐다”면서도 아직까지 크로스 플랫폼 출시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도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이 본부장은 “위대한 성과 뒤에는 많은 비판과 질책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버그, 국가별 형평성, 모든 부분에 대해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사안에 대한 구체적 개선방식이 아닌 “더 세심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