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2억 뒷돈 혐의’ 유한기, 구속영장 청구 직후 극단적 선택 추정
‘화천대유’ 남욱·정영학으로부터 뇌물 수수 혐의 14일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숨진 채 발견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에서 윗선과의 연결고리 의혹을 받을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 내 실질적 1인자라는 뜻의 ‘유원’으로 불리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어 ‘유투’로 불렸다는 전언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이 당시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엔 유 전 본부장이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 다 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유’는 유동규 전 본부장을, ‘정’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자 현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퇴 압박을 받은 황 전 사장이 불쾌감을 표하자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니냐. 시장님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대선후보였기에 유 전 본부장이 윗선과의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불거지게 됐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에 황 전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다.
야권에선 유 전 본부장이 이처럼 이재명 대선후보와 연계돼 있으며, 대장동 개발 의혹에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이재명 대선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유 전 본부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검찰 역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8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이들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뒷돈 2억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 중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9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뒷돈 의혹을 부인해온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오는 14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날인 1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10분께 유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가족 신고를 접수한 뒤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가족 신고가 접수되기 약 2시간 전인 오전 2시께 유 전 본부장이 자택 아파트 단지를 걸어 나가는 모습을 포착했으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지 않아 위치를 추적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후 한 주민이 오전 7시 40분께 유 전 본부장이 자택 인근인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유 전 본부장 사망과 관련해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며, 수사 중 사건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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