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로쌤의 원포인트 투자] 주식시장 흔든 ‘검은 소식통’···셀트리온·동진쎄미켐도 ‘휘청’

‘지라시’ 가짜뉴스·추측성 기사에 주가 급등락 개인투자자 스스로 공시 확인 등 ‘팩트체크’ 해야

2021-11-25     이재선 애널리스트
인터넷발 가짜뉴스와 추측성 기사 등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PIXABAY

최근 주식시장에 인터넷발 가짜뉴스가 등장해 주가 급등락 사태를 초래, 개인투자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어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를 바탕으로 한 가짜뉴스, 이른바 ‘지라시’는 예전부터 주식시장에 존재했다. 대부분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에 대한 루머를 메신저 등을 이용해 유포, 투자금이 적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형성해 주가 변동성을 만드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가짜뉴스 생성기’ 프로그램까지 등장해버리는 바람에 누구나 쉽게 루머를 생산할 수 있다. 당장 지난 10월 1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동진쎄미켐은 가짜뉴스 바람을 타고 상한가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재용, 동진쎄미켐 인수지시, 포토레지스터 키운다’는 내용이지만, 뒷받침되는 사실이 없는 가짜뉴스였다.

일부에서는 이런 루머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오히려 잘 이용하면 주가 급등락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며 선호하는 현상도 생겨났다. 특히 지난해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초보 투자자가 대거 등장하면서 ‘빨리빨리 정신’을 주식시장에 적용, 빠른 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 투자가 투기로 변질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가짜뉴스는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언론을 상대로 가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일도 발생했다. 

일례로 지난 22일 ‘초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이라는 보도자료가 배포된 뒤 램테크놀러지는 상한가(일일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3일 오전, 램테크놀러지는 공문을 통해 “램테크놀러지를 사칭한 개인이 ‘초순도 불화수소 기술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가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며 “잘못된 자료로 인해 혼란을 준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보도자료는 당사 및 IPR 대행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긴 했다. 램테크놀러지는 23일 오후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정제방법 및 장치’에 대한 국내특허를 등록한 것은 맞지만 11월 22일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혼란 과정에서 23일 단 하루만에 램테크놀러지 주가는 1만 1550원에서 7410원까지 추락했다.

분식회계 논란 기사가 보도된 뒤 셀트리온 그룹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사실과 다른 루머나 지라시로 인한 비슷한 사례가 종종 발생해 왔다”며 “현재 내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정, 부정거래, 교란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지 살펴보는 단계”라고 밝혔다. 거래소에서도 시장감시를 하지만, 실제로 사건이 발생한 후에 후행성으로 조사가 가능하기에 결국 현재 제도상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슈가 된 셀트리온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기사도 잘 살펴봐야 한다. 기사 서두에는 “금감원이 감리위에 조치안을 냈다는 건 회사의 회계 처리 기준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과징금 부과 등 구체적인 제재안 논의 절차에 들어섰다는 의미”라며 셀트리온의 회계 처리 기준 위반을 기정사실화 했고, 해당 기사에 영향을 받은 셀트리온 그룹 주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를 마지막까지 확인하면, 금융 당국 관계자와 셀트리온 모두 “진행 중인 사안은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제목과 본문, 시작과 끝이 다른 추측성 뉴스에 의한 손실 역시 결국은 개인투자자의 몫이 된다.

가짜뉴스가 발생하면 우선 기업에서 발빠른 대처를 해 주주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네이버가 예스24를 인수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예스24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즉각 “사실무근”이라는 해명 공시가 나온 뒤 주가는 곧 제자리를 찾았다. 기업의 기민한 대응을 통해 주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좋은 사례다.

주식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도 현명해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먼저, 직접 투자에 관련된 뉴스를 확인할 때는 제목뿐 아니라 내용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 해당 내용에 대한 공시를 직접 찾아보고 사실여부를 체크한다면 더욱 확실하다. 최근엔 HTS나 MTS에서도 공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스스로 보유한 주식의 공시를 찾아보는 습관을 기른다면,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길은 눈 앞에 열려있는 것과 같다.

 

이재선(선한스탁 애널리스트)

7대 증권사 선정 실전투자 최고수 5인에 선정된 대표적 투자전략가. 경제신문 칼럼니스트와 SBS CNBC 등 경제TV 애널리스트로 활동, 업계 인정을 받고 있다. 

금융교육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 계몽운동가’로 증권사 본사 강연회를 통해 주식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로로쌤TV’에서 격이 다른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