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000억 들인 '원피스' 실사화 캐스팅 공개···"걱정반 기대반"
원작 특징 반영해 다양한 국적 배우 참여 "하던 만화나 잘했으면 좋겠다" 비판받기도
넷플릭스가 만화 ‘원피스’ 실사화 드라마 캐스팅을 공개했다. ‘인생 만화’가 재가공된다는 소식에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한쪽에선 배우들이 원작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원피스’는 ‘드래곤볼’을 잇는 명작으로 손꼽히는 일본 만화다. 주인공 루피가 해적왕이 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바다를 항해하는 내용으로, 전 세계 누계 발행 부수는 5억부에 육박할 정도다. 기네스북에 ‘가장 많이 발행된 단일 작가에 의한 만화 시리즈’로 등재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실사화 예정인 원피스에 출연하는 배우들 얼굴을 공개했다. 주인공 몽키 D. 루피 역은 멕시코 출신 이냐키 고도이가 담당한다. 삼도류 검사 롤로노아 조로 역은 일본계 미국인 아라타 마켄유가 맡는다. 항해사 나미와 저격수 우솝은 미국 배우 에밀리 러드와 제이콥 로메로 깁슨이 캐스팅됐다. 요리사 상디 역은 영국 출신 타즈 스카일러가 연기한다.
원작에서는 루피가 브라질, 조로는 일본, 나미는 스웨덴 등 ‘밀짚모자 일당’이 다양한 국적 출신이라는 설정이 있다. 실사화 또한 여러 나라에서 모인 배우 캐스팅에 팬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캐릭터들과 그 조화를 드라마에서도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원피스’ 원작자면서 실사화 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오다 에이치로는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팀을 꾸리니 쉽지는 않다. 그래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에 대해 “얼굴, 입과 손 크기, 분위기, 몸짓, 목소리, 연기력, 키, 동료와 밸런스 등 세계 각국 스태프들과 논의했다”며 “이 사람들이야말로 ‘밀짚모자 일당’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고 전했다.
특히 ‘오징어게임’ 등 대박 콘텐츠를 만들어낸 넷플릭스가 ‘원피스’는 어떻게 탄생시킬지 많은 기대가 모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원피스’ 실사화에 총 1000억원 제작비를 투자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설프게 실사화해 ‘인생 만화’가 망쳐질까 우려하는 팬들도 있다. 대부분 만화·애니메이션 실사화가 ‘작붕’에 흥행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만화 ‘드래곤볼’부터 ‘강철의 연금술사’, ‘포켓몬스터’ 등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실사화한 영화나 드라마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만화 ‘드래곤볼’을 원작으로 한 ‘드래곤볼 에볼루션’ 제목 영화는 4500만 달러(한화 약 532억원)를 투자했지만 개봉 당일 8위로 시작하는 등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전 세계 팬들 질타에 각본가 벤 램지는 사과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원피스’ 실사화 또한 캐스팅 배우들이 공개되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기대했던 이미지와 다르다”, “상디 역을 맡은 배우는 에미넴 아니냐”, “실사화해서 잘되는 꼴을 본 적이 없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특히 “제발 하던 만화나 먼저 잘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었다. 최근 원작 만화가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 억지스러운 일본풍 캐릭터 삽입 등 여러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실사화 작업에 치중하느라 원작 만화를 등한시할까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한편, 넷플릭스는 ‘원피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실사화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더불어 완성도 높은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는 ‘카우보이 비밥’ 실사화 작품이 11월 19일 공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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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해설: 작붕 '작화 붕괴' 줄임말로, 애니메이션 작품 작화 퀄리티가 질서를 잃고 크게 저하되는 것을 가리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