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게임오버] 마블 어벤져스도 못막은 넷마블 어닝쇼크, 비책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69.6% 급락 신작 ‘마퓨레’ 부진·고정비 상승 원인 메타버스 사업·외연확장 시도 안간힘
넷마블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신작 성적이 기대보다 낮았고,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는 높아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070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357억원이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땐 영업이익이 69.6% 하락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다. 당초 증권가는 넷마블 3분기 실적을 매출 7000억원대, 영업이익 500억원대를 예상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주력 사업인 게임 쪽에서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역시 “기존 게임들의 지표 하락과 출시 신작 부진이 맞물려 3분기 실적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신작들이 모두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제2의 나라’는 기존 전망치 대비 3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 넷마블 게임 매출 20%를 견인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였다. ‘제2의 나라’는 글로벌 출시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어벤져스 등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마블(MARVEL) IP(지식재산권)를 활용했음에도 불구,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넷마블 3분기 실적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넷마블 게임 매출에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권영식 대표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 부진에 대해 “게임 퀄리티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게임 시스템과 마블 팬층의 매칭이 제대로 안 됐다”면서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고정지출마저 늘어난 점도 3분기 매출 부진에 한 몫 했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대작 게임 부재 속 연초 인건비 인상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가중으로, 상반기 어닝쇼크 패턴을 답습했다”고 분석했다.
넷마블 측은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분기부터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근무제도 변경으로 개발 환경이 안정화되고, 지난 10월 100% 지분 인수를 완료한 글로벌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업체인 스핀엑스 실적이 4분기부터 연결 실적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 역시 “스핀엑스 연결편입은 4분기 핵심 투자포인트”라며 “4분기부터 분기 평균 1500억원 이상 매출과 300억~400억원 영업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작 출시 및 기존 게임 글로벌 출시도 앞두고 있다. 특히 넷마블 3분기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70%에 달하는 4260억원을 기록해 높은 해외 매출 비중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서 검증된 게임의 글로벌 출시는 기대 포인트로 작용한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를 10일 172개 지역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고, 이어 ‘제2의 나라’도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작으로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타이니탄 하우스’, ‘머지 쿵야 아일랜드’ 등이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가 역시 게임 외 사업을 다각화하고, 보유 IP를 활용한 사업 전개 등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공동대표 서우원, 정철호)를 통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우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 메타휴먼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시너지를 노리고, 글로벌 버츄얼 아이돌 사업 및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을 가속화한다.
특히 메타버스 프로젝트 시작인 K팝 버츄얼 아이돌은 현재 캐릭터 개발을 진행 중으로, 독자적 세계관과 개성 있는 캐릭터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을 내년 중 선보인다는 계획 하에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은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IP 및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메타버스 VFX 연구소도 눈여겨볼 사업이다. 단일 모션캡처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며, 모션캡처와 크로마키, 전신 스캐닝 등 메타휴먼 제작 및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한 제작 공간 및 최신 장비 시설로 채워질 예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MOU를 체결하면서 IP를 확대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권영식 대표는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며,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넷마블이 게임 사업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확장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넷마블이 카카오뱅크, 하이브, 코웨이, CJ그룹 등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해 게임 산업 외 확장을 시도하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권영식 대표는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방식의 게임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알려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편, 넷마블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7546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