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게임오버] ‘리니지W’ 메가톤급 흥행 불구 엔씨(NC) 주가 반등은 ‘아직’

증권업계, 4/4분기 실적 기대에 목표주가↑ “무조건적인 낙관론 금물” 신중론도 대두

2021-11-10     김종효 기자
김택진 엔씨(NC) 대표(사진)가 자신감을 드러낸 ‘리니지W’가 쾌조의 스타트로 게임업계 왕좌를 탈환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이를 바탕으로 엔씨(NC)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엔씨소프트

엔씨(NC)가 올 3/4분기 실적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3/4분기보다 4/4분기 매출을 바라보고 투자 의견을 긍정적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신작 ‘리니지W’ 흥행 대호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가 11일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로 인한 부정적 이슈가 너무 컸고, 엔씨(NC) 수익을 책임지고 있는 ‘리니지M’, ‘리니지2M’ 이용자가 감소하면서 매출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블소2’ 마케팅 비용, 신규 개발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3/4분기 호실적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엔씨(NC) 3/4분기 매출을 5052억원, 영업이익 1032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3.7%, 52.6%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대부분 엔씨(NC) 투자 전망을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분위기에서 선회하고 있다. 정도 차가 있지만 목표 주가도 상향했다. ‘블소2’ 출시 후인 8월부터 10월까지 증권사 대부분이 엔씨(NC)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하던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리니지W’ 초반 성적은 매우 훌륭하다. 엔씨(NC)가 과거 성공 공식을 벗어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찾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대표적인 곳이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일 엔씨(NC) 목표 주가를 97만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대비 5%를 올린 수치로, 국내외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 주가를 책정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리니지W’ 출시 당일 주가가 9%가 하락했던 이슈에 대해서는 이용자 반응이 미온적이었던 점보다 공개 첫날부터 트래픽이 높은 상태였고, 그간 엔씨(NC) 게임 중 첫날 매출이 가장 높았던 점에 집중하면서 엔씨(NC) 4/4분기 매출을 책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리니지W’ 내년 매출을 기존 시장 예상치인 43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973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리니지W’ 론칭 초반 흥행과 관련, 트래픽과 매출 모두 “대호조”라고 평가하면서 “‘블소2’에 대한 실망감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을 만한 재료”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64만원에서 15.6% 상향한 74만원으로, 투자의견은 3개월 만에 처음 ‘매수’로 상향했다. ‘리니지W’가 일 평균 매출 23억 4000만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일일 매출 전망치인 15억 3000만원에서 53% 상향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리니지W’ 초반 6개월 매출을 기존 17억원에서 35억원으로 상향 추정하고, 내년 영업이익 예상도 기존 9290억원에서 1조 2000억원으로 29.1% 올렸다. 엔씨(NC) 목표 주가는 92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당초 엔씨(NC)에 등돌린 유저 민심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리니지W’ 흥행을 두고 “회사(엔씨(NC))가 지적재산권(IP) 영향력과 강력한 과금모델(BM)이라는 과거 성공 공식에서 벗어나 과금모델 축소와 게임성 강화라는 새 성공모델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트릭스터M’과 ‘블소2’가 연속 실패하며 위기론까지 나돌았던 엔씨(NC)가 ‘리니지W’로 해법을 찾은 이상, 투자자들이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된단 분석이다.

‘리니지W’가 대대적인 초반 성공을 거뒀지만 무조건적인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다만, 이런 긍정적 평가로 인해 무조건적인 매수는 곤란하다는 신중론 역시 제시된다. 게임 업계가 급부상하는 시장이기에 절대 강자도 없고, 변수 역시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일부 증권사들이 엔씨(NC) 목표 주가를 보수적으로 상향한 이유도 비슷하다.

엔씨(NC) 목표 주가를 69만 5000원으로 제시한 CLSA는 ‘리니지W’ 초반 흥행에 주목하면서도 “장기적인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은 “‘리니지W’로 엔씨(NC)에 대한 무조건적 반감이 신뢰로 돌아선 것은 맞지만, 카카오게임즈 ‘오딘’ 등이 반격을 준비 중”이라며 “일일 매출순위 등 지표를 확인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목표 주가를 92만원으로 제시한 한국투자증권 역시 “무조건적인 낙관론보다는 실제 성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엔씨(NC)는 ‘리니지W’ 서비스 지역을 내년 북미·유럽은 물론 남미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매년 감소하는 엔씨(NC) 해외매출 비중 역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NC) 대표가 “24년 ‘리니지’ 시리즈를 집대성한 마지막 리니지”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인 ‘리니지W’는 출시 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엔씨(NC) ‘리니지M’이 카카오게임즈 ‘오딘’에 왕좌를 내준 지 약 4달 만으로, ‘리니지W’는 기존 자사 게임 ‘리니지M’이 보유했던 모바일 게임 출시 첫날 매출 최고 기록(107억원)을 갈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블소2’가 엔씨(NC) 위기론까지 불러왔기에 엔씨(NC)는 ‘리니지W’를 사실상 배수진으로 생각하고 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시한 ‘리니지W’ 게임 자체는 대대적인 초반 성공을 거뒀다. 이런 성과가 실제 주가에 반영될 것인지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엔씨(NC)는 전일대비 3.51%(2만 2000원) 하락한 60만 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